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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비축유가 외환보유고와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며 비축유 방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민생고를 덜기 위해 취약계층 보호 대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석유 가격상한제 도입을 위한 고시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주 시행을 목표로 서두를 계획이다. 석유 가격상한제는 정부가 정유사·주유소의 판매가격에 상한을 지정해주는 제도로, 시행된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석유 가격에 직접 개입하게 된다.
정부는 언제든지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에도 돌입했다. 우리나라에는 약 1억 9500만배럴의 석유가 비축돼 있다. 평시 기준 약 210일간 쓸 수 있는 양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전국 9개 기지에 약 1억배럴의 전략비축유를 갖고 있고 민간 정유사의 의무비축분도 9500만배럴에 이른다.
정부 단독으로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는 건 사실상 처음이다. 정부는 1991년 걸프전 때를 시작으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총 다섯 차례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적이 있지만 모두 국제에너지기구(IEA)나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국제 공조 방출 형태였다.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축유 방출이 국가 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축유 방출의 경우 큰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가장 최후의 보루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비축유를 단독으로 방출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비축유를 풀 수밖에 없겠지만, 이는 외환보유고와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축유 방출 결정이 곧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이나 유가 상승에 따른 취약계층 보호 대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비축유 방출 논의를 계기로 한국의 자원안보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자원 안보와 관련해 지금쯤 비상대책본부가 구성돼야 하는데, 자원안보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기본계획 수립도 아직 안 된 상태”라며 “원유 수급 기본관리 매뉴얼에 따른 체계적 관리와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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