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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수제맥주 호황은 옛말…잇단 회생·파산에 업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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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I 2026.10.14 1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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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브로이, M&A 중단…내달 회생계획안 심리·결의
어메이징브루잉 파산·와이브루어리 간이회생 등 경영난 확산
수제맥주 열풍 식고 고정비 부담 커져…투자금 회수도 난항

이 기사는 2026년10월14일 17시2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한때 편의점과 주점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국내 수제맥주 업체들이 잇따라 회생·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수제맥주 열풍에 힘입어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고 생산시설을 늘리며 몸집을 키웠지만,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와 시장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꺾인 탓이다. 매출이 줄어드는 사이 설비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은 커졌고, 경영난에 빠진 업체들은 기업 매각을 통한 정상화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마켓인] 수제맥주 호황은 옛말…잇단 회생·파산에 업계 흔들




수제맥주 4곳 회생·파산…세븐브로이는 독자 회생 시동

14일 서울회생법원을 비롯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세븐브로이맥주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와이브루어리, 와일드웨이브 등 주요 수제맥주 업체 4곳이 회생 또는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곰표 밀맥주'로 이름을 알린 세븐브로이맥주는 최근 기업 매각을 중단하고 독자 회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5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새 주인을 찾으려 했지만, 매각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이달 2일 M&A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회생계획안 가결기간인 오는 12월 11일까지 매각을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세븐브로이맥주의 경영난은 주력 제품이었던 곰표 밀맥주의 상표권 계약 종료와 수제맥주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깊어졌다. 지난 2023년 대한제분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기존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고, 매출 감소도 이어졌다. 실제 세븐브로이맥주의 매출은 2023년 124억원에서 2024년 84억8700만원, 지난해 68억3100만원으로 줄었다. 특히 회사는 수제맥주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2022년 대규모 맥주 생산공장을 신설했는데, 이후 판매가 줄어들면서 설비투자 부담이 덩달아 커졌다.

실적 악화는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세븐브로이맥주의 자산은 약 194억원인 반면 부채는 약 305억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웃도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약 54억원, 당기순손실은 약 127억원에 달했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누적된 손실과 채무 부담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매각을 중단한 세븐브로이맥주는 기존 법인을 유지하면서 채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안의 심리와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다음 달 17일 열기로 한 상태다. 법원은 관계인집회에 앞서 회생절차에 참여할 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주주명부를 폐쇄하기로 했다. 향후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회생계획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물론, 채무를 갚을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경영 정상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A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A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호황기에 몸집 키웠지만…시장 침체에 VC 투자금도 위태

세븐브로이맥주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늘어난 데에는 수제맥주 시장의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2020년 맥주에 대한 주세 부과 방식이 종량세로 바뀌고 편의점 협업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수요가 늘자 신규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기존 업체들도 외부 투자금을 유치해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후 하이볼 등 다른 주류로 소비자의 관심이 옮겨가고 수입맥주와의 경쟁까지 심해지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이미 늘린 생산설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기 어려워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파산에 이른 대표적인 업체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성수동 양조장을 기반으로 성장하며 알토스벤처스를 비롯한 국내외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한때 기업공개까지 추진했지만 지난해 8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올해 4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파산 이전부터 누적된 손실로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한 상태였다. 지난 2024년 한 해에만 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미처리 결손금은 139억원까지 불어났다. 경영난이 깊어진 상황에서 회생절차에 들어갔지만 끝내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파산으로 이어지면서 회사에 자금을 댔던 VC들도 투자금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파산절차에서는 채권자들이 먼저 변제받고 남은 재산이 있어야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투자금 회수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게 법조계 전언이다.

경영난을 겪는 곳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브롱스'에 맥주를 공급하는 와이브루어리는 올해 1월 간이회생절차에 들어갔고, 부산의 1세대 수제맥주 업체인 와일드웨이브도 지난 4월 부산회생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특히 와일드웨이브는 사워맥주 '설레임' 등을 앞세워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지만, 경영난이 장기화하면서 여타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파산절차를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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