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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 만기 처리’에 관한 소셜미디어 X 게시글을 올린 후 은행들은 저마다 다주택자의 대출 규제, 만기 연장 현황을 점검하며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X를 통해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의 다주택 취득에 금융혜택까지 주는 건 문제가 있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주었는데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요?”라며 “규칙을 어긴 사람들보다 불이익을 입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이날 오전부터 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다주택자 대출 연장과 관련한 규제, 현황들을 점검했다. 은행들은 정부의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규제’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핵폭탄급’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은행권의 해석이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대출 원금, 이자를 나눠서 갚는 분할상환이 보편적이고 30~40년 만기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때문에 다주택자 대출은 임대사업자 대출, 즉 주택을 담보로 한 개인사업자의 시설자금대출에 연장을 안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1~2년마다 연장하는 시설자금대출을 연장하지 않으면 임대사업자도 은행도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임대사업자는 부동산(주택)을 취득할 때 시설자금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의 가치가 올라갔을 때 처분해 대출금을 갚는데 당장 만기 연장이 불가해지면 급하게 부동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강조한 만큼 은행에서도 구체적인 만기 연장 사유가 없으면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 대출을 연장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에서도 전체 금융권 점검회의를 열어 다주택자 대출이 관행적으로 연장되는 것이 아닌지 개선할 점을 찾기로 했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9·7 대책으로 규제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이 금지됐지만 기존의 대출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번에 대통령이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금지’를 시사한 만큼 은행권에서도 실무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주요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은 30% 수준으로 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이 어려워지면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확 줄어들 수 있다. 은행의 대출자산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은행에서는 상가가 아닌 주거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임대사업자 대출은 비중이 크지 않다고 짚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일시적인 규제 완화로 일시상환 방식으로 다주택자에게 대출이 가능했지만 담보인정비율(LTV) 30% 이내 등의 규제를 충족해야 가능해서 절대적인 비중은 작다”며 “임대사업자 대출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대출금을 갚기 위해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도 단기간에 매매가 이뤄지긴 어려워 오히려 퇴로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다주택자 임대사업자에 대한 연착륙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시설자금대출을 일시상환이 아니라 분할균등상환 방식으로 갈아타게 해주는 상품을 별도로 만들어 갈아타도록 하는 등 보다 온건한 방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가계대출 총량 등 부채관리 대책 발표를 앞두고 다주택 임대사업자 대출과 관련한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