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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항공사 지분 확보 그 이후…해외선 경영권 놓고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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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I 2026.11.03 16: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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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기존 주주 갈등·자금 부담에 인수 무산
산미겔, 필리핀항공 경영권 확보 2년 만에 철수
브라이얼리는 지분 확보 후 경영참여 확대하기도
호반은 단순투자 입장…경영 참여 여부는 미지수

이 기사는 2026년11월03일 15시3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 확보에 나서면서 해외 항공사들의 경영권 분쟁 사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호반그룹은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항공사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까지 확보했다가 기존 주주와의 갈등으로 물러난 기업이 있는가 하면,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다 항공사의 재무위기로 지배력을 잃은 기업도 있다. 반면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지만 경쟁당국의 제동으로 보유 지분마저 처분해야 했던 사례도 있어 지분 확보 이후의 결과는 엇갈렸다.

[마켓인]항공사 지분 확보 그 이후…해외선 경영권 놓고 희비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조 회장도 약 370억원을 들여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하면서 양측의 지분 경쟁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호반그룹이 향후 이사 후보 추천이나 주주제안 등 경영 참여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해외에서는 항공업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 기업이 항공사 지분을 인수한 뒤 경영권까지 확보한 사례가 몇몇 있다. 대표적인 곳은 필리핀 식품·주류 대기업 산미겔로, 회사는 지난 2012년 약 5억달러를 들여 필리핀항공 지배회사 지분 49%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산미겔의 라몬 앙 사장은 필리핀항공 경영을 맡아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으나, 기존 대주주인 필리핀 재벌 루시오 탄 회장 측과 투자 방향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자 2014년 루시오 탄 회장 측은 산미겔이 보유한 지분을 약 10억달러에 되사들였다. 필리핀항공 경영권이 불과 2년 만에 다시 탄 회장 측으로 넘어간 셈이다.

항공사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 참여를 확대했지만 결국 재무악화로 뉴질랜드 정부에 주도권을 넘긴 사례도 있다. 뉴질랜드 투자회사 브라이얼리 인베스트먼츠는 1989년 에어뉴질랜드 민영화에 참여한 뒤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브라이얼리는 이후 지분을 늘려 1999년에는 47%가량을 확보했고, 이와 함께 이사회 내 자사 측 인사를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의장직까지 확보하며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러나 에어뉴질랜드가 호주 앤셋항공을 완전히 인수한 뒤 재무위기에 빠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뉴질랜드의 한 외신은 투자수익을 중시한 브라이얼리의 경영 개입이 에어뉴질랜드의 무리한 앤셋항공 인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2001년 뉴질랜드 정부가 구제금융에 나서면서 브라이얼리의 경영 영향력도 크게 약화됐다.

항공사 간 M&A에서는 경쟁당국의 제동으로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일랜드 저비용항공사 라이언에어는 경쟁사 에어링구스 지분 29.8%를 확보하고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지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항공 노선의 경쟁 감소를 우려해 인수를 불허했다. 영국 경쟁당국도 해당 지분이 에어링구스의 다른 항공사와의 합병이나 사업 전략을 제약할 수 있다고 판단해 2013년 지분을 5%까지 줄이도록 결정했다. 라이언에어는 이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영국 경쟁시장청은 2015년 지분을 5% 이하로 줄이는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

항공산업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국가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기간산업인 만큼, 항공사 경영권 분쟁도 자본의 논리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당국의 견제, 기존 주주의 방어 등으로 게임의 룰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IB 업계에서는 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 측에는 델타항공과 산업은행 등 우호주주로 분류되는 주요 주주들이 있는 만큼, 이들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산업은행 추천 이사 3명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만큼,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와 함께 호반그룹이 이사 후보 추천이나 주주제안 등을 통해 경영 참여에 나설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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