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누적 적자 9748억 달해
사업재편 발맞춰 3공장 폐쇄도 검토
업계 동참 조건…‘독박 감축’ 우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석유화학 불황 여파로 부도위기에 몰렸던 여천NCC가 일부 공장의 폐쇄를 검토하며 회생을 위한 배수의 진을 쳤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1조원 가까이 적자를 쌓은 여천NCC는 올해 3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는데, 석화 사업재편에 발맞춰 이 공장을 아예 폐쇄하는 방안까지 논의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여수 산업단지 내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나프타분해설비(NCC) 사업자들의 감축 동참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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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현재 정부 주도 석화 사업재편을 위해 영구적인 NCC 설비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동을 멈춘 3공장이 유력한 후보지만, 가장 설비가 노후화된 1공장도 검토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천NCC가 설비 폐쇄까지 검토한 배경은 고질적인 적자가 원인으로 꼽힌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합작해 만든 기업으로, 한때 조 단위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던 캐시카우였으나 중국발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잃으며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 규모만 9748억원에 달한다. 적자 구조가 개선되지 않자 지난 8월 3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동시에 부도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다만 여천NCC는 단독으로 설비 폐쇄를 실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수 산단 내 대형 NCC 사업자인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등의 자발적인 감축 없이 여천NCC 홀로 설비를 폐쇄할 경우 경쟁업체들이 희생 없이 이익만 보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문제 때문에 막판까지 업체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며 “연내 사업재편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재 여수 산단 내 석화 사업재편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 석화단지인 이곳에서는 국내 전체 에틸렌 생산량인 1280만톤(t)의 절반에 가까운 626만5000t이 생산되는데,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화학이 NCC 2공장을 GS칼텍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제의했으나 그 이후 진전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여천NCC 3공장 설비 폐쇄와는 별도로 롯데케미칼 및 LG화학 등과의 통합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여천NCC 제2사업장 전경.(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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