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9일 국회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개정안은 크게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에 맞춘 수사권 조정과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감독 강화, 피해자와 고소인 보호 강화 등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당내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제기됐지만 태스크포스(TF) 논의 끝에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원칙은 유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고수하는 이유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사실상 수사지휘권의 연장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이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직접 수사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시각이다. 검찰을 기소기관으로 재편한다는 검찰개혁의 취지를 완성하려면 보완수사권 역시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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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재판 과정에서도 제척·기피·회피와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자에게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당 수사팀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는게 중요하지 않나”면서 “경찰에 그런 시스템이 준비돼 있지 않아서 장윤기 같은 일이 발생했고 보완수사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해관계자 및 기타 수사 공정성이 우려되는 수사팀에 사건이 배정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경찰이 수사를 잘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사건 처리를 지연하는 경우, 또는 구속 사건이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처럼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는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검찰청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경찰이 ‘정당한 이유’를 들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개정안은 검찰의 보완수사요구권에 1개월 이내 처리기한을 신설하고, 공소시효가 임박하는 등 긴급한 사건은 검사가 그보다 짧은 기간을 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1회에 한해 처리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어 보완수사를 담당하는 사법경찰관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공소청장이 해당 수사관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다른 수사관서에 보완수사를 맡길 수 있는 근거도 신설했다. 검사가 시정조치를 요구한 사건을 해당 수사기관이 부적절하게 처리했다고 판단하면 다른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이송할 수 있도록 했고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의 범죄가 발견되면 다른 권한 있는 수사기관에 통보·이첩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도 확대했다. 부당한 수사가 있으면 피의자 뿐만 아니라 고소인, 피해자, 법정 대리인도 검사에게 신고 가능하다. 검사는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진행 결과를 신고인에게 통지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기존에는 고소인만 할 수 있었던 불송치 사건 이의신청을 고발인까지 확대하고, 이의신청 이후 검사가 재수사 요청을 할 경우 이 사실을 고소인과 고발인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도록 했다.
이해식 의원은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증거인멸 문제는 검사의 보완수사 과정에서만 밝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증거인멸에 대한 가중처벌과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입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승원 법사위 간사는 “오늘 발의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국회에 접수되는 즉시 10일 오전 법사위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 기존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병합 회부될 예정”이라며 “법안소위를 주 1~2회 이상 열어 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0월 2일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 전까지 후속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군인이 대통령이 되면 군인이 존중받고, 기업인이 대통령이 되면 기업인이 존중받는데, 범죄자가 대통령이 되니 범죄자만 존중받는다’는 말이 돈다”면서 “무모한 검찰 해체를 계속한다면 억울한 국민의 눈물이 모여 이재명 정권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대표는 당초 예정됐던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와의 회동을 취소하고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광주경찰청을 항의 방문하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면 비판했다.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현재까지 법사위 소속인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끝내 내일 1소위에서 단독으로 논의하겠다고 한다”며 “조정식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강제 배정한 가짜 야당 법사위 명단을 허수아비로 세워 놓고 벌이는 철저한 기만극이다. 기형적으로 난도질당한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 전체를 즉각 복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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