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지인 매수 반년 새 34.4% 뚝… 정부, 비거주 1주택 매물 유도 ‘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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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I 2026.03.11 17:29:49

외지인 매수 건수 작년 9월 대비 951건 줄어
실거주 의무·토허구역 확대 이후 매수세 둔화
송파·강동·영등포 등 원정 투자 수요 감소
정부 비거주 1주택 규제 검토…투자 보유 압박 확대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서울 주택 시장에서 외지인 매수세가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거주 요건 강화와 대출 규제 등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투자 성격이 강한 ‘원정 매수’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추가 규제 카드까지 검토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정책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에 매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이데일리DB)
1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매수는 3911건으로 집계됐다. 5개월 전인 작년 9월(4862건)과 비교하면 951건(34.4%) 줄었다. 지난달 외지인 매수 비중은 24.2%로 같은 기간 0.9%포인트 감소했다.

외지인 주택 매수세는 지난해 상반기 정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다. 실제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주택 매수 비중은 지난해 1월 28.6%, 2월 27.9% 등 활발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외지인 매수 건수는 점차 감소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해 5월 21.6%로 줄어들었다.

하반기 들어 매수세가 잠시 반등하는 모습도 나타났지만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이후 다시 감소세가 이어졌다. 외지인 매수 건수는 지난해 10월 25.6%, 11월 24.7%, 12월 24.4%로 줄었고 이어 올해 들어서도 2월 24.2%까지 내려오는 등 24%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외지인 선호도가 높았던 송파구, 강동구, 영등포구 등 주요 지역에서 서울 외 거주자의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송파구의 경우 서울 외 거주자의 아파트 매수 건수가 지난해 9월 349건으로 고점을 찍었지만 올해 2월에는 279건으로 2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마포구는 393건에서 199건으로, 강동구는 384건에서 342건으로, 영등포구는 422건에서 227건으로 각각 줄었다.



외지인 매수 둔화…비거주 1주택 규제 명분 커지나

외지인 매수는 시장에서 투자 성격의 수요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서울 외 지역 거주자가 투자나 향후 거주 목적 등을 고려해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대부분이었던 큼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거나 대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기도 한다. 최근 외지인 매수세가 둔화하는 흐름이 정부가 추진하는 ‘실거주 중심’ 정책 기조와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투자·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고 말하면서 관련 규제 논의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 보유까지 규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투자 목적 보유에 대한 정책 압박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계 부처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금융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이들 기관과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도 관련 대책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조정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1주택자는 주택을 장기간 보유하고 거주할 경우 거주 기간 40%, 보유 기간 40% 등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적용되는 공제율 40%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규제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에 대한 공적 보증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현재 은행권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등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을 기반으로 전세대출을 취급하고 있어 보증 제한이 현실화할 경우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용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외지인 매수를 포함한 비거주 1주택 규제가 투기 수요를 압박하는 동시에 비거주 매물을 유도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 규제 시)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해지므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며 “신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 주택을 매물로 내놔 수급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전세보증금으로 세 부담이 이연될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거주 1주택 규제를 강화할 경우 세제 체계 전반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통령이 언급한 싱가포르 사례를 들어 “싱가포르는 내국인의 1주택 취득은 쉽고 보유세는 무겁지만 양도세와 상속·증여세가 없어 ‘팔기는 쉽게’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유세만 올리고 취득·양도세까지 모두 중과하는 방식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며 “비거주 1주택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양도세 등은 낮춰주는 세제 균형이 필요하고 물가 상승을 고려해 비과세 공제 기준 등도 상향 조정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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