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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인재 빼가기?…대만, 기업 17곳 전격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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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8.05 15: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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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330명 투입해 64곳 수색하고 관계자 114명 조사
대만·외국 기업 위장해 무허가 사무소 운영한 혐의도 확인
반도체 설계·AI 인력 유출이 산업 경쟁력 약화시킬까 우려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대만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인력을 불법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는 중국 기업 17곳을 수사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수사관 330명을 투입해 64곳을 수색하고 관계자 114명을 조사했다. 중국 기업들이 대만 기업이나 외국 기업으로 신분을 숨긴 채 무허가 사무소를 운영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5일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 법무부 조사국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중국 기업 관련 사무실과 관계자 주거지 등 64곳을 수색했다. 조사국은 해당 기업들이 대만의 반도체·첨단기술 인력을 불법으로 채용했거나 당국의 허가 없이 현지 사무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에는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술기업들도 포함됐다. 반도체 장비업체 ACM리서치상하이, 집적회로(IC) 설계업체 고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소비자용 배터리 공급업체 주하이코스맥스배터리, 반도체 설계업체 액션스테크놀로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대만 조사국은 중국 기업들이 대만이나 제3국 기업으로 위장한 뒤 승인받지 않은 사무소를 세우는 수법을 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본사 직원을 대만에 보내 현지 기술자를 접촉하고 채용을 시도한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대만 당국은 이번 수사를 단순한 불법 채용 문제가 아니라 첨단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조사국은 세계 각국이 AI 연구개발에 자원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대만이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핵심 기술인력을 겨냥해 채용을 확대하면 대만의 경쟁 우위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만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다. 특히 반도체 설계와 제조, 패키징 등 여러 공정에 걸쳐 기업과 전문인력이 집중돼 있다. 중국 기업으로서는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장비·기술 수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대만의 숙련된 인력을 확보할 유인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수사 대상 기업들이 실제로 영업비밀이나 핵심기술을 빼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만은 중국 자본의 반도체 산업 진입도 엄격하게 통제한다. 현행 대만 법률은 반도체 설계 등 공급망 일부 분야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를 금지한다. 반도체 패키징을 포함한 다른 분야에도 사전 심사를 요구한다. 중국 반도체 기업이 대만에서 합법적으로 사무소를 열고 인력을 채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대만 당국은 중국 기업들이 이런 규제를 피해 현지 법인이나 외국 기업 명의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승인받지 않은 중국 자본의 영업과 불법 인력 채용을 함께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이 중국 기업의 인재 채용을 겨냥해 대규모 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만 정부는 지난 3월에도 비슷한 의혹을 받는 중국 기업과 현지 거점을 단속했다. 첨단산업 인력과 기술의 중국 유출을 국가 경제안보 문제로 보고 단속을 상시화하는 흐름이다.

이번 수사는 양안 관계의 긴장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며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만 정부는 중국의 주권 주장을 거부하며 대만의 미래는 주민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AI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하면서 한국 기업도 인력과 기술 보호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수사가 한국 기업이나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대만의 단속 강화가 중국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로와 아시아 지역 채용 전략을 어떻게 바꿀지가 향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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