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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해군은 최근 국내 주요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 관련 정보요청서(RFI)를 발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조선 협력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RFI를 통해 국내 조선사의 함정 건조 능력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FI는 미국 정부가 사업 추진에 앞서 시장의 기술력과 생산능력, 가격, 납기 등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활용하는 사전 절차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전투함 분야 RFI에 자사의 설계·건조 역량을 담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삼성중공업까지 포함해 국내 3개 조선사가 답변서를 제출했다. 각 사는 건조 실적과 설계 인력, 생산능력(캐파), 연간 건조 가능 물량 등을 중심으로 조선소 역량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측은 한국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충남급)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급 배치-Ⅲ는 경하배수량 3600톤(t)급 호위함으로 기존 인천급과 대구급보다 성능이 향상된 모델이다. HD현대중공업이 선도함의 상세설계와 건조를 맡았고, 한화오션은 후속 5·6번함을 수주했다.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가 건조하고 있다.
미 국방부 실사단은 지난 5월 SK오션플랜트 고성사업장을 방문해 건조 중인 울산급 배치-Ⅲ를 직접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RFI에 각 사의 대미 협력 계획도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군함 건조를 위한 라이선스 확보를 추진 중이며,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은 각각 헌팅턴 잉걸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RFI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에 군함 건조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상 간 논의가 실무 검토 단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는 미국이 관련 규제 정비와 예산 편성에 앞서 협력 가능한 해외 조선소의 역량을 파악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에 따라 미국 군함의 해외 건조가 사실상 제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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