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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는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서 진행한 감사원에 대한 추가 국정감사 이후 전체회의를 열고 최 원장과 사 총장에 대한 고발 안건을 의결했다. 여당은 이에 반발하며 표결 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최 원장과 최 총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사원장이 시종일관 국회법 위반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합의’라는 법에도 없는 명분을 내세워 국감을 방해했다”며 “여야합의라는 명분 없는 명분이 감사원장의 죄를 사하지 못한다는 것을 앞으로 알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고발 안건이 상정되자 최달영 총장은 “저를 고발하신다고 하니,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 위원장은 “발언권이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최 총장은 회의 종료 후 인사를 하러 온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향해 항의했고, 박 의원이 “지금 나에게 따지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여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이 최 총장에게 다가가 “왜 이렇게 무례하냐”고 따지자, 최 총장은 “누가 무례한 것이냐”고 맞섰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최 원장을 향해 “저 사람(최 총장)을 파면해야 하는 것 아니냐. 감사원을 망쳐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 총장은 야당 의원들을 향해 “공정하게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아까 못한 말을 국민들에게 해야겠다”며 “감사원이 관사 이전 감사 관련해서 양심을 다해서 일을 했다. 조금이라도 정파적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재해 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회의록 공개 요구에 “관행에 따라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또다시 거부했다. 감사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감에서도 야당의 회의록 공개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이날 진행된 국감은 감사원의 회의록 제출 거부에 “감사원에 직접 가 열람이라도 하겠다”는 야당이 추가로 의결한 일정이다.
야당은 비공개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감사원을 강하게 성토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국회 증언감정법상 비공개 대상이 아니라며 “대한민국은 관례 국가가 아닌 법치 국가다. 관례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법률 어디를 봐도 여야 합의가 있을 때만 제출한다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최 원장은 “감사원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최고로 중시하는 기관이다. 감사위원들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합리적 감사 결과를 도출하는 데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회의록이 공개되면 위원들이 위축될 수 있다”며 “양해를 구한다”며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다.
여당 의원들도 감사원 입장을 적극 두둔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인사심의회 기록 제출 요구를 거부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회의록이 공개된다면 감사위원들의 발언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국회가 최종 결과가 나온 보고서에 집중해 잘잘못을 따져보면 되는 것이지, 그 과정에 있는 일거수일투족을 다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 측면에서 볼 때도 도가 지나치다”며 “입법부가 행정부 내부 사정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