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철회 에이젠코어 대표
핵융합 에너지 핵심 원료 삼중수소
국내 유일 생산~회수 전 과정 수행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핵융합 에너지의 전략 물자인 삼중수소(Tritium) 솔루션을 공급하는 선도 기업으로서 전력난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겠습니다.”
 | | 구철회 에이젠코어 대표. (사진=에이젠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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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철회 에이젠코어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에이젠코어는 핵융합 에너지 실증에 필요한 삼중수소 솔루션 관련 종합적인 기술과 설비를 보유해 타 기업 대비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이젠코어는 지난 2017년에 설립된 삼중수소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삼중수소 생산, 취급, 분배, 회수 등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삼중수소는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의 핵심 원료다. 핵융합 에너지 발전은 삼중수소와 중수소를 1억℃ 이상의 플라즈마(전자와 원자핵이 분리된 초고온 기체) 상태에서 융합해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구조다. 핵융합 원료 1g이 완전하게 반응하면 시간당 10만㎾(킬로와트)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석유 8톤에 필적하는 수준의 전력이다. 더욱이 발전 과정에서 탄소도 발생하지 않아 AI 전력난 위기를 해소할 미래 유망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 | 에이젠코어가 개발한 삼중수소 주입 설비. (사진=에이젠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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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선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오는 2030년 중반까지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2035년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실증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핵융합 에너지 실증이 본격화하면서 에이젠코어도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삼중수소를 첫 공급하면서 성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삼중수소는 자연계에서는 극미량으로 존재해 원전 발전 이후 생성된 부산물에서 추출해 분배, 저장, 운송하는 종합적 기술이 필요한데 에이젠코어는 10년가량 기술 개발을 통해 고순도 삼중수소 추출 기술과 저장·분배 설비 시스템을 완성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삼중수소 판매를 처음 성사시켰다”며 “현재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국가는 캐나다와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핵융합 에너지 발전 실증에 나선 스타트업이 전 세계에서 50여곳이며 2050년 핵융합 시장 규모는 4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제핵융합산업협의체(FIA)에 가입하면서 올해부터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삼중수소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중수소 자발광체(GTLS) 사업도 에이젠코어의 주요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삼중수소는 양성자 1개와 중성자 2개로 이뤄진 구조로 원자핵이 불안정해지면 에너지를 밖으로 표출하는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을 내보낸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선(베타선)은 외부 전원 없이 스스로 빛을 내 야광 제품, 군무기, 의약품 표식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에이젠코어는 삼중수소의 방사선 에너지를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체 제품 생산허가를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취득했다. 지난 2021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삼중수소 자발광체 부품 국산화 과제를 수행한 경험을 발판 삼아 군수용 야간조준장치 시장 등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군수 제품에 들어가는 삼중수소 자발광체 성능 시험을 지난해 마쳤다”며 “국방용 자발광체 공급을 위한 규격화가 완료되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젠코어는 올해부터 삼중수소 관련 사업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내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구 대표는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은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하는데 집중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실적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시점이 됐다”며 “내년에는 경상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버려져왔던 원전 부산물을 가공해 추출한 삼중수소 1g은 3000만원의 가치를 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국내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기 위해 투입한 그동안의 노력이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로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