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실장은 먼저 퇴직 관료로 있을 때와 지난 6월 이후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입성해 미국과 직접 협상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여기(대통령실) 들어오기 전에 트럼프 현상을 많이 분석했고, 예사롭지 않은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름 이해를 해보려고 했는데, 직접 들어와서 겪게 됐다”고 했다.
특히 김 실장은 협상 맞상대였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 대해서도 “미운 정도 정이라고 할까, 꿈에서도 그를 봤다”면서 “우리 집사람이 말하는데, 제가 자면서 잠꼬대도 하고 하는데 막 러트닉을 불렀다고 했다”고 전했다.
|
협상 타결이 있던 지난 달 29일 직전까지 미국 측과 평행선을 달렸던 점도 언급했다. 그때까지 실무자 미팅이 있었고 밤 시간까지 협상이 이어졌지만 결국 합의점 도출에는 실패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당시 러트닉 장관은 ‘우리 보스(트럼프) 설득이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APEC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타결 불발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협상 타결의 실마리가 보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쿄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던 29일 오전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소통에서 협상 타결을 직감할 수 있었고, 그 상태에서 정상회담까지 이어졌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타결을 늦추는 게 더 우리에게 이익이라고 아쉬워했다. 미국 상원과 법원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무력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뒤로 갔으면 (두 정상이 다시 만날) 계기가 없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사인을 만들려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번 경주 APEC에서 타결되지 않았다면 ‘협상 교착 상태’라는 불확실성을 계속 안고 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애시당초 (이런 협상이) 없는 게 최고지만, 최고인 상태에서 만들 수 없는 것에서 우리는 그렇게 (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핵 추진 잠수함에 대한 뒷얘기도 나왔다. 김 실장은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핵 추진 잠수함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관련 논의는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 실장은 “이번에 좀 더 분명하게 우리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