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확산에도…與, 51%룰·코인거래소 지분규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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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2.04 16:56:58

한정애 정책위의장, 51%룰·코인거래소 규제 추진키로
‘한은 51%룰·금융위 거래소 규제’ 반영, 이달 여당안
핀테크·거래소·與 자문위 반발 “기득권에 혁신 잠식”
청와대 겨냥 국힘 “관치금융”, 입법 지연·진통 불가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여당안에 은행 지분 51%룰, 디지털자산거래소 지분 규제를 담기로 했다. 핀테크·스타트업 업계, 디지털자산거래소에 이어 여당 민간 자문위원들까지 산업 기반·혁신 훼손, 위헌 논란을 제기하고 있고 야당도 반발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4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지분 50%+1주의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구성하는 방안,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 최종안을 이달 중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51%룰과 코인거래소 지분 규제를 여당안에 넣자’는 강경한 입장”이라며 “한 의장의 뜻이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정책위와 금융위의 조율 과정에서 51%룰과 코인거래소 지분 규제는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한국은행은 금융 안정 등을 이유로 은행 지분이 ‘50%+1주’를 넘는 컨소시엄을 발행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이른바 ‘은행 지분 51% 룰’을 주장해왔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6일 “우리는 더 보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싶다”며 “은행 주도 기관부터 시작하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51%룰’이 적용되면 4개 이상의 은행이 각각 10~15%씩 분산 출자해 합산 기준으로 은행 컨소시엄 ‘50%+1주’를 확보할 전망이다. 현행 은행법(37조)에 따르면 개별 은행은 비금융회사에 15%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4개 이상의 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지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에서는 핀테크 지분을 최대 단일 주주로 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어서 최종안에 이 방안도 포함될지는 봐야 한다. 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통화에서 “은행 컨소시엄이 50%+1주 형태로 들어와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최대 단일 주주는 핀테크가 맡아 혁신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사진=한국은행, 연합뉴스)
디지털자산거래소 지분 규제는 금융위가 추진 중인 방안이다. 금융위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대주주 지분 한도(15%)를 참고해,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코인거래소가 공적 인프라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수수료 등 운용 수익이 특정 개인에게 집중되지 않아야 한다며 “소유지분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해 민주당 TF에서는 시장 점유율에 따른 ‘차등 규제’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TF 위원인 이강일 의원은 통화에서 “현재 코인거래소 시장이 사실상 독점 구조인 상황”이라며 “일률적인 지분 규제를 하는 것은 시장을 고착화하고 국가가 특정 업체를 사실상 봐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차등 규제를 제안했다.

이 의원의 제안대로 차등 지분 규제 방식이 적용되면 시장점유율 5% 미만인 코인원, 코빗, 코팍스는 지분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두나무는 시장 점유율 50% 초과해 ‘20% 지분율’ 규제를, 빗썸은 시장점유율 20%를 넘어 ‘30% 지분율’ 규제를 받게 된다.

금융위의 지분 규제가 시행될 경우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 모두 관련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차등 규제가 도입되면 5대 거래소 중 두나무·빗썸은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 규제 여부·내용에 따라 두나무와 코빗 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가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의 대주주에 대한 지분 규제를 할 예정이다. 지분 규제가 적용되면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관련해 시장에서는 51%룰과 코인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해 반발하는 상황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4일 “은행이 과반 지분(50%+1주)을 보유해야만 스테이블 코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혁신을 가로막는 기득권 보호 정책”이라며 “전 세계에서 유례 없는 대주주 지분 제한은 또 하나의 갈라파고스 규제로, 미래 먹거리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스스로 족쇄로 작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단은 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과 만나 지분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거래소 CEO들은 “국내 거래소만 규제를 받게 되면 해외 사업자에게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전달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들(김갑래·김종승·김효봉·서병윤·유신재·차상진·최우영·한서희·황석진)은 4일 디지털자산TF 소속 위원들(강준현·김현정·민병덕·박민규·안도걸·이강일·이정문·이주희·한민수 의원)에 우려를 담아 의견서를 전달했다. (참조 이데일리 2월4일자 <코인거래소 규제 반발 확산…與 자문위원들 “위헌 우려”(종합)>)

자문위원들은 “이미 형성된 지분율을 사후에 특정 수치 아래로 끌어내리겠다는 접근은 주주자본주의의 기본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며 “시장 독과점과 수익 집중, 이해충돌 우려 등의 이유만으로는 재산권 제한 등 헌법적 쟁점을 해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이런 헌법적 쟁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지 않으면 향후 중대한 법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라는 기본 틀 자체가 헌법적 시비로 장기간 표류할 여지마저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정무위)이 지난달 14일 디지털자산 거래소 임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앞으로 이달 안에 정부·여당안이 마련되더라도 야당이 지분율 규제 자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입법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분 규제가 코인거래소를 쉽게 통제하려는 관치금융의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 김상훈 의원은 통화에서 “거래소에 대한 지분 규제는 (경영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고 자산의 역외 유출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지분 규제 자체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윗선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 이제 와서 금융위 당초안에 없던 규제안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청와대를 겨냥한 반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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