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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만 수출은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의 대만 수출액은 270억7600만 달러로, 전년(144억6000만 달러) 대비 87.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메모리 수출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28.6%까지 상승했다. 전년 대비 14.1%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메모리 수출 1위 국가인 중국과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메모리 반도체의 중국 의존도는 줄어들고 AI 메모리 수익구조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변화는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향 HBM 판매 확대 영향이 크다. 통계상 HBM은 미국이 아닌 대만 수출로 집계된다. 대만 TSMC에서 패키징·후공정을 거친 뒤 최종 고객인 미국 엔비디아로 공급된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의 대만 수출 비중은 2020년 6%대에 그쳤으나 2024년 14.5%로 급등했다.
수출액 역시 2023년 30억 달러 수준에서 2024년 144억6000만 달러, 지난해 270억76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수출 순위도 기존 1위 중국, 2위 홍콩에서 1위 중국, 2위 대만 구도로 재편됐다.
대중 의존도는 낮아지고 미국·대만·베트남 등으로 수출이 다변화되면서, 메모리 수출 지형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의 중국 쏠림이 완화되고 수출 대상 국가들이 다변화하는 흐름은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AI 칩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대만 TSMC로 HBM을 공급하는 패턴이 강화될 것”이라며 “대만 수출액이 중국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시안 낸드 공장(산시성)과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공장(장쑤성), 다롄 낸드 공장(랴오닝성)은 그간 미국 정부로부터 VEU(Validated End User·검증된 최종 사용자) 지위를 인정 받아 미국산 장비를 별도 허가 없이 반입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들 중국 법인의 VEU 지위가 철회되면서 장비 반입 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통계를 보면 산시성, 장쑤성 등 주요 생산 거점의 장비 수입이 과거보다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신규 장비 반입이 활발하지 않은 만큼 자연스럽게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CAPA)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