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꽉 닫아"…불길 속 세 딸 향해 외벽 탄 어머니, 그 순간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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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기자I 2026.01.22 19:20:26

귀가 중 화재 인지…현관 진입 불가
어머니, 위층 통해 외벽으로 이동
소방대 고가사다리로 4명 구조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화재로 집에 고립된 어린 자녀 3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뛰어든 40대 어머니의 긴박했던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전해지며 감동을 주고 있다.

광양소방서가 지난 19일 금호동 한 아파트 5층에서 발생한 화재 속에서 아이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JTBC 보도 캡처)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남 광양에 사는 네 자녀의 어머니 A씨(40대)는 지난 19일 오후 자녀들과 함께 외출했다가 귀가하던 중 화재 사고를 맞닥뜨렸다.

당시 A씨는 인근 주차장에 빈자리가 없어 다소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야 했고 어린 자녀들을 한꺼번에 데리고 이동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세 딸에게 먼저 집으로 올라가 있으라고 했다.

A씨는 7살 첫째가 동생 둘을 챙겨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뒤 주차를 마치고 막내를 안은 채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현관 앞에 도착한 A씨는 이상 징후를 감지했다. 현관문 틈 사이로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고 현관 잠금장치는 작동을 멈춰 문을 열 수 없는 상태였다.

A씨는 곧바로 옆집으로 가 막내 아이를 맡긴 뒤 “119에 신고해 달라”는 부탁과 동시에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위층 이웃의 양해를 구해 베란다 쪽으로 다가간 A씨는 마침 자기 집 창문이 열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들이 걱정된 A씨는 위험을 따질 겨를도 없이 베란다 난간과 에어컨 실외기, 배관 등에 몸을 의지한 채 아파트 외벽을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발이 제대로 닿지 않아 추락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A씨는 약 13m 높이에서 가까스로 자기 집 베란다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미 베란다 쪽은 불길과 연기로 가득 차 안방까지 접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불은 거실에 있던 전기난로가 넘어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층간소음 방지 매트가 깔려 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베란다 밖에서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불렀고 화재 직전 첫째가 동생들을 데리고 연기가 비교적 덜한 안방으로 대피해 아이들이 모두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연기가 들어오지 않게 문을 꽉 닫아”라고 당부하며 자녀들을 살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고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도착했다.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전남 광양의 한 아파트 5층. (사진=뉴스1)
구조대는 고가 사다리차를 이용해 A씨와 자녀 3명을 차례로 구조한 뒤 거실에서 난 불도 진화했다. 구조 직후 A씨의 얼굴은 그을음으로 뒤덮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가족은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으나 다행히 큰 부상이나 건강 이상은 발견되지 않아 모두 퇴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급박한 상황에서 자녀를 구하려는 어머니의 판단이었겠지만 외벽 이동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2차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전했다.

광양시는 화재로 지낼 곳을 잃은 이들 가족에게 화재 피해자 지원금 300만 원과 화재 폐기물 처리비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임시 거처도 제공할 계획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이들 가족이 거주하던 집은 사실상 전소됐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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