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시 열릴까… 엔터업계, 한한령 완화 기대 속 신중론

윤기백 기자I 2026.01.05 20:52:31

한중 정상회담 이후 문화교류 정상화 기류
SM 등 경제사절단 포함에 ‘변화 조짐’ 관측
정부는 “시간 필요”… 콘서트 재개는 신중
“중국 매력적이지만… 시장 다변화 필요”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한중 정상회담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중심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문화 교류 정상화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면서, 오랫동안 막혀 있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 빅뱅의 2017년 콘서트 모습. 중국에서 한한령이 내려지기 전 투어콘서트를 열어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그래픽=김일환 기자,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민생과 평화 문제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이후 문화 교류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엔터업계에서는 이를 한한령 완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정치·외교 현안에 비해 문화 분야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만큼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업계의 기대감은 실제 움직임에서도 감지된다. 중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엔터기업 관계자들이 포함되면서 ‘중국이 문화 산업을 다시 협력의 영역으로 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체감되는 변화의 조짐”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중국 본토에서의 K팝 콘서트 재개 여부다. 만약 K팝 대형 아티스트의 베이징 공연이 성사된다면 이는 2016년 한한령 이후 약 9년 만의 대형 콘서트 재개가 된다. 올해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엑소, 빅뱅 등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들이 대거 활동을 재개하는 만큼 중국 공연이 성사될 경우 국내 가요기획사 실적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K콘텐츠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 드라마·예능·영화의 중국 정식 유통이 재개될 경우 불법 스트리밍과 무단 유통이 줄어들고 콘텐츠 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의존해 온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중국이라는 대형 시장이 다시 공식 유통 채널로 열리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대해 “약간의 시간은 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긍정적인 분위기는 형성됐지만 곧바로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중국 측의 공식입장은 ‘한한령은 없다’는 것이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며 “문화 교류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며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팝 콘서트 개최와 관련해서도 당장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도 한중 정상회담 뒤 서면브리핑을 통해 “양국 모두가 수용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공감대 하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한한령 해제가 전면적·즉각적으로 이뤄지기보다는 제한적 완화부터 시작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공연, 방송, 광고 등 분야별로 순차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정치·외교 환경에 따라 속도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재개는 분명 매력적인 기회지만, 과거처럼 한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흐름을 글로벌 시장 다변화 전략 속에서 신중하게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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