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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의 핵심은 피지컬 AI 전환이 꼽힌다. 올해 4분기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에 공급하는 게 대표적이다. 웨이모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맡고 현대차가 이에 최적화한 차량을 양산하는 구조다. 현대차가 지분을 보유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도 올해 말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상용화한다. 지난 6월 미국에 문을 연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의 부지를 연말까지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넓히는 것도 마찬가지다. 2028년 아틀라스 실전 배치 계획은 유지한다.
그 배경에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경쟁 격화와 수익성 둔화가 있다. 중국 업체들이 낮은 가격과 빠른 제품 개발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자동차 판매량 확대만으로는 중장기적인 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이 하드웨어 제조에서 AI와 소프트웨어,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피지컬 AI 전환을 재촉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의 경쟁력은 엔진과 차체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AI에 학습시키고 개선된 기능을 다시 차량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차량을 한 번 판매하는 데서 끝나는 기존 사업구조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서비스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로봇의 판단과 학습 능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열렸다는 판단도 깔렸다. 산업 초기에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실제 현장에 먼저 투입해 확보한 데이터가 기술 격차로 이어진다. 상용화가 늦어질수록 후발주자가 선두 기업의 데이터를 따라잡기 어려워지는 만큼 현대차도 기술 개발과 현장 실증을 동시에 추진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를 서두르는 것이다.
피지컬 AI는 현대차가 기존 자산과 역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이기도 하다. 자동차를 만들며 축적한 기계 설계와 정밀제어, 대량생산, 품질관리, 공급망 운영 능력을 자율주행차와 로봇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현장의 인력난과 고령화, 안전 문제로 산업용 로봇 수요가 커지는 점도 기회다. 현대차는 자체 공장이라는 안정적인 초기 수요처에서 로봇의 성능을 검증하고 기술이 성숙하면 다른 제조·물류 현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자동차와 제조현장에서 확보한 실세계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고, 성능이 향상된 AI를 다시 차량과 로봇에 적용하는 데이터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와 공장, 물류망 전체가 피지컬 AI를 훈련하고 검증하는 거대한 시험장이 되는 것이다.
박민우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사장은 “과거에는 차량 성능과 생산 규모, 품질이 경쟁력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축적하고 AI 학습과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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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본업인 완성차 사업에서는 대대적인 제품 공세에 나선다. 현대차는 미국의 관세 압박과 지정학적 위기, 중국 자동차 업체의 공세에도 성장 목표를 낮추지 않고 2030년까지 세계 시장에 10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BMW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가 2027년까지 각각 완전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을 합쳐 40종 이상, 폭스바겐그룹이 올해 20종 이상의 신차를 예고한 가운데 현대차의 연평균 20종 출시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제품 공세로 평가된다.
이번 신차 공세는 노후 모델을 교체해 기존 고객을 붙잡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고객과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차체 형태와 파워트레인이 달라지는 시장 변화에 맞춰 파생·특화 모델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특정 차종이나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판매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신차 개발에 따른 비용 부담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공유로 낮춘다. 범용 플랫폼을 토대로 글로벌 공통 모델을 개발한 뒤 차체와 동력계, 편의사양 등을 지역별 수요에 맞춰 변형하는 방식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555만대의 판매 규모와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고려하면 투자수익률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차 공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2030년까지 북미와 인도, 국내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능력도 127만대 확대한다. 생산시설을 주요 판매시장 가까이에 배치해 관세와 물류비 부담을 낮추고 현지 수요 변화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제품 출시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펀더멘털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더 많은 모델과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신규 차급과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26013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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