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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종전을 위한 다자 논의’를 내세우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끌어내려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서겠다”며 “서로에 대한 상호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당사자들’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보통 당사국으론 정전선언에 이름을 올린 국가들과 전쟁을 겪었던 한국까지 포함해 남·북·미·중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북한을 언급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올린 데 이어 다음 날에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17일에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안에 응답했다고도 언급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북미 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거론했다.
우리 정부는 북미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상 간 담판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직거래’에 나설 경우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주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 역시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우며 한국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진호 한국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북미 정상회담 여건 조성을 위해 미국 주도로 연합연습을 조정했다는 점에서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서 한국의 입지 약화 등 향후 코리아패싱이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 경우, 이를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이 참여하는 다자 논의로 연결하는 것이 정부의 과제가 된 셈이다. 정부는 왕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중국에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 후, 9월 미중 정상회담 때 북한 문제가 긍정적으로 논의되도록 미중 양국에 외교력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북미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한반도의 한 축인 한국의 역할을 북미 양국이 간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코리아패싱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며 “평화체제, 제재완화 등의 이행에 있어 한국의 참여 없이는 한 발짝도 못 나간다”고 강조했다. 다만 “종전 프로세스와 북한의 핵 활동 중단에 대한 교환 구조를 미측이 북미대화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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