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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속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전세 공급은 급감한 반면, 교육 인프라를 포기할 수 없는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빌라를 ‘최후의 보루’로 선택하며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대표적 학군지인 서울 양천구 목동의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목동의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 건수는 2023년 380건, 2024년 481건에 그쳤으나 2025년에는 904건으로 급증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65건, 2분기 228건, 3분기 277건, 4분기 332건으로 갈수록 증가 폭이 확대됐다. 올해 역시 이날 기준 이미 175건이 거래됐다. 통상 계약 후 등기까지 한 달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대표적 학군지 강남구 대치동도 비슷한 흐름이다. 대치동의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는 2023년 17건, 2024년 29건, 2025년 90건으로 증가했다. 대치동 역시 목동과 같이 2025년 하반기(58건)가 상반기(32건)보다 두 배 가까이 거래량이 많았다. 올해는 12건으로 아직 거래 건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가격 상승 속도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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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엔 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분들이 인근 동네로 나갔지만, 지금은 인근 동네도 전세 매물이 없거나 있어도 많이 오른 상황은 매한가지라 차라리 빌라라도 사서 대치동 주소지를 유지하려는 분들이 많다”며 “이 동네는 빌라 매매 호가가 아파트 전세가에 육박해도 계약이 성사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다주택자 규제를 위한 양도세, 보유세 등 세금 압박으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자 집주인들이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직접 입주를 선택하면서, 시장에 유통되던 전세 물량이 빠르게 증발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부가 일시적으로 세입자를 낀 매물을 매도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두긴 했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전세 매물을 쪼그라들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세입자들의 불안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임대차 2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했거나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로 갱신권을 쓰지 못하게 된 세입자들은 학군지에 남기 위해 자금 여력에 맞춰 빌라 매수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학군지 빌라 시장에 실수요뿐 아니라 일부 투자 수요도 유입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촘촘히 적용되는 대출·세제 규제와 달리, 빌라는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고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에서도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목동의 경우 목동은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주변 연립다세대들 거래가 보다 활발해지며 가격도 오르는 측면이 있는 반면 대치동은 정비사업 보단 학군지 자체로서 의미로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학군지는 부동산시장 호재 여부와 크게 상관없이 안정적인 상승을 할 수 있고, 아파트 뿐만 아니라 아파트의 대체상품인 연립다세대, 오피스텔도 인기다. 목동, 대치동을 넘어 마포 인근 대흥 등 학원가가 몰린 곳은 연립 다세대 수요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치동과 목동의 빌라 거래 급증은 강력한 아파트 규제와 정비사업 기대감이 결합한 결과”라며 “아파트 대비 대출 및 세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교육 수요를 기반으로 실거주 가치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의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으로 저층 주거지의 미래가치 기대도 커졌다”며 “목동은 재건축 본격화에 따른 이주 수요와 빌라 정비 기대감이,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틈새 상품으로서의 희소성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