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벤처붐'은 이곳에서 '2025 경기 스타트업 서밋' 가보니[르포]

황영민 기자I 2025.10.01 19:41:48

경기도·경과원 개최 국내 최대 국제 스타트업 전시회
국내외 스타트업 180개사와 글로벌 빅테크 36개 참가
소프트뱅크, 어셈블리, 벤처락 등 세계적 VC도 방문
배리어프리 아이디어 돋보이는 스타트업 기술 눈길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트레드밀 위에 놓인 휠체어에 사람이 올라타 바퀴를 굴리니 화면 속 게임 캐릭터도 함께 움직인다. 외부활동에 제약이 많은 장애인들이 실내에서도 운동할 수 있게 개발된 캥스터즈(주)의 ‘휠리엑스(WHEELY-X)’의 시연 장면이다.

캥스터즈의 ‘휠리엑스’ 시연장면. 트레드밀에 놓인 휠체어로 게임을 즐기며 운동을 할 수 있다.(사진=황영민 기자)
시판되는 1600여 종의 휠체어와 호환되며, 네트워크 플레이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휠체어 레이싱과 로드 바이크, 크로스 컨트리, 글라이더 오디세이, 리버 라이더 등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게임 8종으로 운동을 즐긴다.

게임 외에도 트레이닝 모드가 있어 재활도 가능하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는 소모 칼로리와 운동시간 외에도 좌우 밸런스도 확인할 수 있다. 기술의 진보로 장애의 벽을 넘어선 사례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의 ‘2024 최고의 발명품 200’에서 접근성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정흠 캥스터즈 부대표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앞으로 목표는 2028년 LA 패럴림픽에서 휠리엑스를 이용한 프로그램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1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경기 스타트업 서밋(G-SUMMIT) 개막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요 참석자들과 개막 퍼포먼스 및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경기도에서 제3벤처붐을 일으키기 위한 ‘2025 경기 스타트업 서밋’(지서밋)이 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지난해부터 개최한 지서밋은 국내 최대 규모 국제 스타트업 전시 행사다.

이번 서밋에는 총 216개 기업·기관이 전시에 참여한다. 국내외 스타트업 180개사(국내 147, 해외 33)와 글로벌 빅테크·기관 36개가 함께하며, ‘AWS’(아마존웹서비스), ‘알리바바 클라우드’, ‘퓨리오사AI’, ‘메가존클라우드’ 등 국내외 대표 혁신기업들이 공동관을 구성했다.

투자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전 세계 200여 명의 투자자가 참여했으며, 특히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Softbank Vision Fund, 영국), 어셈블리 벤처스(Assembly Ventures, 미국), 벤처락(Venturerock, 네덜란드), 앤틀러(Antler, 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벤처투자사(VC)들도 합류했다.

사전 접수된 스타트업과 투자자 간 1대1 현장 밋업(Meet-up)은 총 1500여 건이었으며, 이 중 500여 건이 전용 부스에서 진행된다. 전체 네트워킹은 1000건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서밋 현장에는 캥스터즈 외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 놓인 여러 장벽을 넘는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 제품이 눈에 띄었다.

코봇시스템의 ‘미라클휠’이 적용된 휠체어가 높이 5cm의 턱을 넘어보이고 있다.(사진=황영민 기자)
코봇시스템(주)의 ‘미라클휠’은 인류 문명사에 한 획을 그은 바퀴를 한 단계 진화시킨 제품이다. 기존 바퀴의 고정축이 아닌 싸이클로닉 곡선을 따라 저저항으로 이동하는 휠을 개발함으로써 휠체어 등 이동보조장치가 넘지 못하는 5cm의 턱을 넘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식회사 펠즈의 ‘펫팅’은 국내 유일 이동식 반려동물 검진센터다. 국토교통부에서 이동검진 차량을 승인받은 곳은 펠즈 하나뿐이다. 홈페이지에서 동네 방문을 요청, 일정 수 이상 신청이 모집되면 펫팅 차량이 그 동네를 찾아간다.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줄기 때문에 검진비는 25만원에서 40만원 사이로 시중 병원가와 비슷하다.

찾아가는 반려동물 검진은 시간이 없거나, 병원을 두려워하는 반려동물 가족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현재 1만여 건의 신청이 몰린 상태다.

건축업계 패러다임을 바꾼 모듈러 공법을 보유한 플랜엠(PLANM)의 부스에도 상담이 줄을 이었다. 공장에서 철골부터 내부 마감을 마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모듈러 공법은 안전성과 품질을 보장하고, 공기까지 단축할 수 있어 건축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펠즈가 지서밋에서 선보인 국내 유일 반려동물 이동검진 차량 ‘펫팅’ 외부와 내부 모습.(사진=황영민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2023년 국내 최초로 중고층(13층) 모듈러 주택인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선보였으며, 경기도교육청도 2028년 개교 예정인 평택, 김포, 시흥 3곳 초등학교에 ‘하이브리드 미래학교 설계모델’을 전국 최초로 적용한다. 모듈러 공법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미래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유휴교실 발생과 신도시 과밀학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했다.

플랜엠은 학교와 주택뿐만 아니라 호텔, 문화시설에 특수시설인 군 막사까지도 모듈러로 제작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개막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플랜엠 부스를 방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1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경기 스타트업 서밋(G-SUMMIT) 개막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이날 지서밋 개막식에는 김동연 지사를 비롯해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 이제영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위원장, 김현곤 경과원장, 훌리오 에라이스 에스파냐 주한스페인 대사, 나초 마테오 ‘사우스서밋’(South Summit, 스페인) 대표, 소반 카니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 미국) 부사장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개회사에서 “지난 정부는 3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엔진을 꺼뜨렸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왔던 벤처투자 금액은 31%나 감소했고, 창업 벤처 열풍 또한 크게 위축됐다“며 ”그 기간에도 경기도는 다르게 했다. 3차 벤처붐을 경기도에서 일으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스타트업 천국 경기도, 이것은 지사 취임하기 전 선거캠페인부터 내세웠던 저의 슬로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 출범한 국민주권정부에서도 국정과제에 글로벌벤처 4대강국 도약을 포함시켰다.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 경제의 진짜 성장을 이끄는 핵심 전략”이라며 “스타트업 천국 경기도가 앞장서겠다. 판교의 성공사례를 확산시켜 누구나 창업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와 환경을 만들어서 대한민국 혁신 생태계를 공고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