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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평화 시위였지만 일부 참가자는 관공서와 상점을 공격하고 약탈했다. 중부 리모주에서는 140년 넘은 시청이 불타 대부분 무너졌다. 유통업체 까르푸는 매장 50곳이 피해를 봤고 이 가운데 20곳이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서 “어떻게 프랑스인이 프랑스에 이럴 수 있느냐”며 “오늘 밤 우리 모두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평화 시위대의 불만은 정당하다며 폭력 세력과 구분했고 우파 일각에서 요구한 국가비상사태는 선포하지 않았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시장도 “거리 전체가 초토화됐다”고 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선 불타버린 상점이나 거리 사진과 함께 “종말이 온 것 같다”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사태의 불씨는 학교에서 댕겼다. 지난달 하순 파리 근교 크레테유의 한 고교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하며 교사 부족과 과밀학급, 낡은 교실 문제를 제기했다. 한 반 학생이 30명을 넘고 교실 온도가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등 학습 환경이 열악하다는 호소였다. 미래 세대인 미성년자들이 직접 거리를 점거했고, 시위 정점 당시 체포된 인원의 87%가 미성년자일 정도로 청년층의 분노가 거셌다. 시위가 확산하면서 이달 1일에는 전국 1000곳이 넘는 고교가 영향을 받았다. 정부가 대체 교사 약 3000명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학생 단체들은 대책이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학생들의 불만은 생활고에 지친 시민의 요구와 합쳐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에 달하고 석유제품 가격이 폭등하는 등 고물가에 지친 민심이 누적된 상황이 거대한 분노의 기폭제가 됐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2024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란 전쟁 여파로 석유제품 가격은 36.2% 뛰었다. 노동총동맹(CGT) 등 노조는 물가 인하와 임금·연금 인상을 요구했고 주거비 상승에 대한 불만도 시위의 배경으로 꼽혔다. 학교 문제와 가계 부담이 별개 사안에 머물지 않고 정부가 기본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불신으로 번진 것이다.
시위는 유럽 전역으로 번질 조짐이다. 같은 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선 폭도들이 상점을 약탈하고 불을 질러 약 50명이 구금됐다. 벨기에 브뤼셀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도 생활비 상승과 주거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알베르토 알레마노 HEC파리 교수는 “그리스, 독일, 오스트리아에서도 다음주 시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수도권 청년의 주거비, 가구별 교육비, 지역별 학교·돌봄 서비스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교육부 조사에서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5000억원, 사교육 참여율은 75.7%였다. 사교육에 참여한 고교생은 한 달 평균 79만3000원을 썼다. 청년 주거비도 생활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토연구원이 한국복지패널 자료를 이용해 취업 청년 1인 가구 232명을 분석한 결과 월평균 주거비는 48만6000원으로 월소득의 16.5%를 차지했다. 서울·수도권 거주자의 부담은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배호중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결코 낮은 정도가 아니다”며 “소득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간의 고금리와 체감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세수 부족이라는 재정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여야가 극단적 진영 논리에 갇혀 민생 법안과 경제 개혁안 처리를 미루는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국민의 분노가 표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 칼럼니스트는 이데일리에 “정치의 본질적 역할은 사회 곳곳의 갈등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선제로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이다”며 “여야가 진영 논리에 갇혀 청년과 서민의 목소리를 제도로 수용하지 못하고 방치한다면 결국 그 분노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동반한 직접 행동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음을 프랑스 사태가 경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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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190148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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