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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은 헨리크 입센의 ‘민중의 적’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쓴 연극 ‘에너미’를 무대에 올린다. 스코틀랜드 극작가 키어런 헐리의 각색본을 강훈구 작가가 번역·윤색했고, 이준우 서울시극단장이 연출을 맡았다.
작품은 리조트 개장일 아침, 공중보건학을 전공한 창립 이사 커스틴 스토크만이 수돗물 오염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시장인 언니 ‘보니’는 폭로를 막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실을 올린 커스틴은 채 24시간도 안 돼 ‘민중의 적’으로 몰린다. 이준우 연출은 “SNS와 미디어로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지만, 잘못 쓰이면 서로가 서로를 찌르는 칼이 될 수 있다”며 “질투와 혐오가 겹치면서 오히려 진실을 알기 어려워진 분열된 사회의 단면을 담고 싶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원작인 ‘민중의 적’과 각색한 ‘에너미’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인물과 배경 설정이다. 형제를 자매로, 온천을 대형 리조트로, 신문을 대형 유튜버로 바꿨다. 강 작가는 “키어런 헐리의 대본을 보기 전 각색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자매’로 바꾸는 건 어떨까하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여성이 대상인 경우 SNS나 언론을 통해 더 많은 비난이 가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윤색을 하면서 말투, 대화양상, 용어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하며 관객들이 동시대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이 연출은 지난 3~4월 선보인 연극 ‘빅마더’에서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조작된 언론을 주제로 했다. 이번 ‘에너미’에서 제기하는 문제의식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 그는 “인터넷에 가볍게 던진 말의 무게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가 무섭다”며 “가족까지 공개되고 살아온 시간 전체가 질타 대상이 되는 커스틴의 감각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는 라이브 방송과 라이브 방송과 실시간 채팅, 쏟아지는 댓글과 뉴스 자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강 작가는 “온라인 반응과 댓글을 수집해 관객에게 서라운드처럼 다가가게 하려 한다”며 “적으로 몰린 커스틴이 긴 연설을 하는 장면이 이 작품의 백미”라고 귀띔했다. 이 연출은 “‘빅마더’때 영상을 활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확장해보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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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련은 “SNS가 활성화된 미디어 시대, 입센의 희곡이 이 시대 관객과 흥미롭게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며 “어렵고 거리감 있는 작품이 아니라 옆 동네에서 일어날 법한 일로 관객이 어느 때보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커스틴의 시아버지 데릭 역의 강신구는 “28년 전 서울시극단에서 ‘민중의 적’을 원작 그대로 공연할 때 서른 무렵 기자 역을 맡았다”며 “그때는 ‘다수가 결코 옳지 않다’는 주제가 강하게 남았는데, SNS 시대인 지금 훨씬 더 어울리는 작품이 됐다”고 감회를 전했다.
공연은 26일부터 11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