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의 KAI 지분 매각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화그룹이 KAI 지분율을 15.89%까지 높인 가운데,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이 발주한 우주·항공산업 관련 컨설팅 용역이 추후 지배구조 개편이나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이에 대해 “우주·항공산업의 전 세계적 변화가 큰 만큼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했다. 매각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은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한화의 KAI 인수 수순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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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KAI를 품을 경우 항공기 심장 격인 항공엔진과 신경 격인 레이더, 항전장비 등에 더해 완제품(기체)까지 그룹 내에서 생산이 가능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조립 기업이다. 한화그룹은 이외에 K9 자주포 등 지상방산을 비롯해 해양, 우주까지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다만 실제 인수까지는 노조 반발 등 걸림돌도 있다. 이날 KAI 노동조합은 청와대 인근에서 한화의 KAI 인수 시도 저지를 위한 상경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정부의 공식 답변과 후속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차그룹도 방산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로템은 전날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를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현대차그룹 내 분산된 방산 사업이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모이게 된다. K2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이 현대위아의 화포 제조 역량까지 확보하면 핵심 부품 생산을 내재화해 조달 비용을 줄이고 납기 역시 유연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만 현대위아 노조가 사업부 분리에 반대하고 있는데다 방위산업체 영업 양도에 필요한 정부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이 변수다.
K방산 대표 기업들의 수직계열화 움직임은 대형화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미국 방산 전문매체 디펜스뉴스가 발표한 방산기업 순위에서 한화는 지난해 방산 매출 104억 3764만 달러로 16위에 올랐다. 1위 록히드마틴(721억 3700만 달러)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유럽 기업들은 국경을 넘는 통합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유럽 미사일 업체 MBDA는 유럽 내 여러 국가 기업의 통합으로 출범한 기업이다. 독일 라인메탈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와 합작사를 세워 지상전투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은 개별 무기 판매를 넘어 후속 지원과 무기체계를 묶은 패키지 공급을 요구하는 추세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제품군을 넓히고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공급할 수 있어야 대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이 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