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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베드는 로봇이 아니라 플랫폼"…현대차, '페이로드 생태계'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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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07.01 14:52:47

현동진 자문역 ICROS 2026 기조강연
로봇팔·카메라 등 장비 결합해
물류·촬영·배송까지 확장
API·SDK 공개로 협력사 생태계 구축
"서비스형 로봇 지향"

[대구=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모베드 위에 다양한 페이로드를 얹어 여러 퍼포먼스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로봇 팔을 붙이면 물건을 싣고 내릴 수 있고, 카메라를 얹으면 촬영·방송용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동진 현대차(005380) 자문역(전 로보틱스랩장)이 현대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의 강점으로 확장성을 꼽았다. 기본 이동 플랫폼 위에 고객 목적에 맞는 장비를 결합해 물류, 촬영, 광고, 작업 보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 자문역은 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6 제41회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학술대회(ICROS 2026)’ 기조강연에서 모베드 개발 배경과 플랫폼 전략을 소개했다.

현동진 현대차 자문역(전 로보틱스랩장)이 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6 제41회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학술대회(ICROS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현동진 현대차 자문역(전 로보틱스랩장)이 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6 제41회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학술대회(ICROS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모베드는 현대차가 2022년 CES에서 처음 공개한 이동형 로봇 플랫폼이다. 네 개의 독립 바퀴가 지면 상태에 따라 자세를 조절하며 주행할 수 있다. 현 자문역은 모베드를 실외 자율주행과 다양한 서비스 확장을 염두에 둔 ‘시드 플랫폼 기술’, 즉 여러 로봇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으로 설명했다.

현 자문역은 모베드 개발 배경으로 기존 자율이동로봇(AMR)과 사족로봇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기존 AMR은 휠 크기가 작아 창고 밖으로 나가 자율주행을 하기 어렵고, 사족로봇은 페이로드와 배터리 운영시간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아웃도어 자율주행까지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모빌리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베드 위에 다양한 페이로드를 얹어 여러 퍼포먼스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페이로드 150kg 이상도 구현할 수 있어 사람이 탑승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모베드를 플랫폼으로 보는 이유는 고객별 활용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류, 촬영, 광고, 순찰, 배송 등 각 시장마다 필요한 상부 장치와 작업 시나리오가 다르다. 제조사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보다, 기본 이동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고 고객이 자신의 목적에 맞게 확장하도록 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모베드의 소프트웨어 구조도 플랫폼 방식으로 설계했다. 현 자문역은 “소프트웨어를 리팩토링하고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만들었으며, 다양한 협업사가 각자의 목적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까지 공급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는 ‘모베드 얼라이언스’를 통해 외부 사업자와 협력하고 있다. 현 자문역은 “플랫폼을 지향하는 로봇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장의 사업 개발 플레이어들과 모베드 얼라이언스를 만들었다”며 “협력사들이 자기들의 사업 목적에 맞게 모베드를 연동하고, API나 SDK를 통해 제어하거나 태스크 플래닝을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자율주행로봇 ‘모베드 베이직’(위)과 ‘모베드 프로’(아래)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자율주행로봇 ‘모베드 베이직’(위)과 ‘모베드 프로’(아래)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다만 실외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현 자문역은 “실제로 아웃도어 자율주행을 해보니 보도 환경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역광, 배수구, 절벽과 유사한 환경 등 실외에서는 오검출·미검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절벽 같은 위험 지형을 감지하는 과정에서 배수구를 절벽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고생했다”라며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것은 기능 안전이었다. 특히 실외 기능안전은 생각하지 못한 케이스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상용화 전략도 속도보다 품질에 무게를 뒀다. 현 자문역은 “모베드는 현재 양산 준비를 마치고 상용화 직전에 와 있는 플랫폼”이라면서도 “다만 올해는 많은 물량이 나오지는 못할 것 같다. 초기에는 소규모 물량을 만들어 품질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과정에서는 특정 플랫폼 의존도도 과제로 짚었다. 현 자문역은 강화학습 기반 로봇 제어를 설명하며 “아이작 랩을 통해 학습하면서 결국 엔비디아 GPU에 락인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독립적으로 상용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 자문역은 로봇 사업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방식으로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로보틱스를 그냥 물건을 파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서비스까지 고려한 기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제조사가 모든 현장과 서비스를 직접 담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베드 전략은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바라보는 로봇 사업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로봇을 단일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용화·모듈화된 이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가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 자문역은 “공용화와 모듈화는 가격 접근성을 높이는 기본 요소”라며 “공급망 개발뿐 아니라 사업 개발도 동시에 이뤄져야 지속가능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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