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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20명 중 4명 출석..썰렁한 청문회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조 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 전체 20명 중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과 정동춘 K스포츠 이사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구순성 대통령 경호실 행정관 등 4명에 불과했다. 심지어 조 장관과 구 행정관은 동행명령장 발부로, 오후가 돼서야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는 15일 국조특위 활동기간이 만료되면서 이번 청문회는 사실상 마지막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날 조 장관은 ‘이미 위증으로 고발돼 청문회에서 기존과 다른 진술을 할 경우 위증 혐의가 추가될 수 있고 기존과 같은 진술을 할 경우 반성의 기미가 없는 진술이 될 우려가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우병우 민정수석 또한 ‘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한다면 고발기관으로부터 신문을 받고 답변하는 결과가 되어 고발사건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증인 출석에 불응했다.
이밖에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병원치료를 이유로, 조여옥 전 청와대 경호실 간호장교는 미국 중환자간호과정 위탁교육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윤선 소극적 답변 일관..정동춘 태도 불량
그나마 출석했던 증인들조차 비협조적인 태도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조 장관은 이날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여전히 본인은 ‘관련 없음’을 주장하면서, 국조 위원들의 분노를 샀다. 조 장관은 “문화예술 정책에 주무 장관으로서 그간 논란이 됐던 블랙리스트 문제로 문화 예술인들은 물론 국민들께 고통과 실망을 야기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국가 지원사업이 정치적인 편향성이나 이념적인 이유로 배제돼선 안된다는 게 제 신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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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춘 이사장 또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의 징계조치가 내려진 이사회 회의록이 “조작된 정황이 있다”면서 제출 요구를 거부하면서 일대 소란이 불거졌다. 특히 정 이사장의 불량한 답변 태도에 질타도 이어졌다. 정 이사장은 ‘마사지샵을 운영했냐’는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의 질문에 “마사지샵이 아니다”면서 버럭 화를 낸데 이어 “조 장관이 마사지샵에 온 적이 없냐. 마사지샵에서 일한 증인이 있다”고 하자 “그 증인을 데리고 오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국조특위, 활동기간 30일 연장 의결
이에 국조 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목소리로 활동기간 연장을 주장했다. 부실한 청문회로 국조 특위 활동을 마무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오늘 이 청문회는 이대로 진행할 수 없다. 여야가 합의했지만 국조 특위를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했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조를 한달 연기해서 국조와 특검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제안을 드린다”고 했다.
이에 국조특위는 특위 활동기간을 30일 연장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주 중 4당 원내대표가 만나서 활동기간 연장을 논의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번주 중 원포인트로 본회의를 소집해서 국조특위 활동기간 연장의 건을 상정 처리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전 부장은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학과 학장과의 통화도 수차례 목격했다고 했다. 그동안 김 학장은 최 씨를 모른다고 부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