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 OTT 포럼]②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한국·중화권 총괄 TV 스크린서 유튜브 시청 확산 시청자 데이터 분석해 콘텐츠 가치·수익화 확대 쇼츠로 유입해 롱폼·라이브로 팬덤 형성 아이치이·피콕도 유튜브 활용해 글로벌 접점 확대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저스틴 비버는 올해 미국 코첼라 무대에서 노트북을 켰다. 화면에 띄운 것은 자신의 과거 유튜브 영상이었다. 19년 전 가수가 되기 전 유튜버로 활동하며 올렸던 커버곡을 지금의 자신과 함께 보며 노래했다. 과거의 영상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팬들에게 추억이자 콘텐츠가 됐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한국 및 중화권 총괄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 OTT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유튜브가 뉴미디어를 넘어 한 세대의 기억을 담는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제 유튜브는 방송 콘텐츠의 예고편이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홍보 창구에 머물지 않는다. TV에서 본편을 시청하고, 쇼츠로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고, 라이브로 팬덤과 소통하며, 상품 구매까지 이어지는 콘텐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한국 및 중화권 총괄은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 OTT 포럼’에서 ‘사용자 여정의 변화와 K콘텐츠의 진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방송·OTT 사업자들의 전략 전환을 주문했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한국 및 중화권 총괄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 OTT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서 총괄이 먼저 주목한 변화는 TV의 변신이다. TV가 더 이상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만 보는 기기가 아니라 유튜브와 OTT를 소비하는 대형 스크린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나스미디어 조사에서 TV 스크린으로 시청하는 콘텐츠 유형은 방송 35%, 유튜브 33.7%, OTT 30.2%로 나타났다. TV를 켜고 유튜브를 보는 일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라는 얘기다.
세대별로 보면 변화는 더 뚜렷하다. 고연령층은 여전히 방송 채널을 주로 시청하지만 10~30대에서는 TV로 유튜브와 OTT를 보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에서 혼자 보던 영상이 거실의 큰 화면으로 옮겨가면서 유튜브가 기존 방송사와 OTT의 시청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미디어로 부상한 셈이다.
서 총괄은 “유튜브가 언제까지 여러분의 하이라이트 클립을 보여주고 콘텐츠를 홍보하는 공간에만 머물러야 할지, 아니면 그 이상의 가능성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들이 유튜브를 단순 홍보 창구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고 수익을 내는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EBS가 좋은 교양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려 방송 시간의 제약 없이 시청자를 만나는 사례도 소개했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한국 및 중화권 총괄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 OTT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글로벌 사업자들은 이미 유튜브를 콘텐츠 유통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NBC유니버설의 OTT 서비스 피콕(Peacock)은 유튜브의 ‘프라임타임 채널’을 통해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피콕 콘텐츠를 접하고 구독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발견한 시청자를 유료 구독자로 전환하는 통로를 넓힌 것이다.
중국 OTT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아이치이(iQIYI), 텐센트비디오, 유쿠, 망고TV 등은 유튜브를 통해 중국 콘텐츠를 해외 시청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처음부터 각국에 별도 앱을 출시하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이기보다 유튜브에서 현지 이용자의 반응과 유료 수요를 먼저 확인하는 전략이다. 반응이 좋은 시장을 골라 독립 서비스를 출시하면 해외 진출에 따르는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유튜브의 또 다른 무기는 숏폼·롱폼·라이브를 한데 묶는 ‘멀티 포맷’ 전략이다. 쇼츠로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한 이용자가 롱폼을 보며 작품과 제작자에게 빠져들고, 라이브에서 다른 팬들과 소통하며 충성도 높은 팬으로 성장하는 구조다. 각각의 영상 포맷을 따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청자 경험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한국 및 중화권 총괄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 OTT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서 총괄은 이를 ‘플라이휠(Flywheel·선순환 구조)’에 비유했다. 쇼츠가 콘텐츠를 처음 발견하게 하는 입구라면 롱폼은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고, 라이브는 팬덤과의 관계를 강화한다. 팬덤이 형성되면 후원과 커머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
그는 브라질의 크리에이터 카시미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카제TV(CazeTV)’의 월드컵 중계 사례도 들었다. 카제TV는 FIFA와 디지털 중계권 계약을 맺고 유튜브에서 경기를 중계하면서 크리에이터의 해설과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결합했다. 전체 시청 규모는 지상파보다 작았지만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TV로 경기를 보면서 유튜브에서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응원하고 소통하는 시청 방식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수익 모델도 광고와 구독에 머물지 않는다.
서 총괄은 “국내 광고시장이 약 18조~20조원 규모인 데 비해 이커머스 시장은 약 250조원에 이른다”며 “콘텐츠와 관련 있는 상품을 영상에 연결하고 실제 구매가 발생하면 제작자가 수수료를 받는 유튜브 쇼핑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커머스 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광고와 유료 구독은 유지하되, 커머스에서 추가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한국 및 중화권 총괄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 OTT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인공지능(AI) 발전은 K콘텐츠의 해외 진출 문턱을 낮출것으로 전망했다. 유튜브 자동 더빙 기능을 활용하면 한국어 콘텐츠를 영어와 일본어 등 다른 언어권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콘텐츠를 국가별로 다시 제작하거나 별도 유통망을 구축하지 않고도 해외 이용자와 만날 기회가 커지는 셈이다.
서 총괄은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AI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콘텐츠 기획이나 채널 운영 과정에서도 AI가 다양한 추천과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