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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징계 논의 앞두고 사의…박영훈표 디캠프 ‘2.0’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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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연 기자I 2026.07.15 16:04:03

20일 이사회 앞두고 사의…내부선 “징계 회피” 반발
사표 수리·감사 후속조치 논의…후임 체제도 과제
배치 중심 사업 개편 유지 여부도 관심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내부 감사와 노동조합과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어온 박영훈 디캠프 대표가 임기를 약 8개월 남기고 물러난다. 오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박 대표의 사표 수리 여부가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디캠프 내부에서는 사임으로 징계와 책임 규명 절차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디캠프 디데이' 행사에서 박영훈 디캠프 대표가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디캠프 디데이' 행사에서 박영훈 디캠프 대표가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


15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영훈 디캠프 대표는 지난 10일 재단에 사의를 전달한 데 이어 지난 14일 전 직원에게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 2024년 4월 취임했으며, 3년 임기 가운데 약 8개월을 남겨두고 있었다. 직원들에게는 조직 안정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캠프는 2012년 은행권 19개 금융기관이 공동 출연해 설립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기관이다.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입주 공간, 교육·네트워킹, 데모데이 등을 제공하며 창업기업의 발굴과 성장을 지원해왔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디캠프의 투자와 창업 지원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이사회 보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성과향상프로그램(PIP) 도입 추진과 일부 직원에 대한 보직 해임·업무 배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성 발언 의혹도 제기됐다. 디캠프 직원들은 지난 4월 재단 설립 이후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으며, 관련 사안 일부는 고용노동부 진정으로 이어졌다.

당초 오는 20일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내부 감사 결과를 토대로 박 대표의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대표가 이사회 개최를 앞두고 사의를 밝히면서 사표 수리와 징계 절차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와 대표 공백에 대비한 직무대행 지정, 후임 대표 선임 절차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디캠프 안팎에서는 박 대표가 사의를 밝힌 만큼 징계 논의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직원과 노조는 사표를 먼저 수리할 경우 박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과 감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한 채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표의 거취와 별개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필요한 조치를 끝까지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가 추진한 '디캠프 2.0'의 향방도 관심을 모은다. 앞서 박 대표는 취임 후 극초기 스타트업을 폭넓게 지원하던 디캠프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프리A부터 시리즈A 단계 기업을 선발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배치 프로그램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웠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지원을 집중해 성과를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은행권이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출연한 공익재단이 이미 일정 수준 성장한 기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설립 취지에 맞느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또한 사업 개편 과정에서 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내부 갈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이번 사의 표명으로 박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이미 진행 중인 배치 프로그램이 즉시 중단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후임 대표와 이사회가 배치·직접투자 중심의 기존 전략을 그대로 이어갈지, 초기 스타트업 지원 기능을 다시 강화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후 차기 대표의 경영 방향에 따라 디캠프의 창업 지원 전략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 디캠프 관계자는 "박 대표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고 징계 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은 채 사의 수리로 끝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사회에서 감사 결과를 토대로 책임을 분명하게 묻는 절차가 필요했는데, 사의 표명으로 징계 논의가 흐지부지 끝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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