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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AI 행동계획’은 △AI 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등을 3대 축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12개 전략 분야를 살펴봐도 ‘통신’이라는 단어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AI 고속도로 구축’이라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정작 네트워크의 기반이 되는 통신 인프라에 대한 문제의식과 정책 언어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규 한국통신학회장(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이 최근 AI로 사실상 올인하는 상황”이라며 “ICT의 핵심 축인 정보통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 향후 연구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정보가 사용자 단까지 원활하게 전달되는 근간에는 정보통신이 있다”며 “5G 영역에서 AI-RAN(Radio Access Network)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분야인데도 간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석진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도 “AI 산업의 두 축은 GPU·NPU 등 반도체와 초고속·저지연 통신망에 기반한 컴퓨팅 파워”라며 “통신 기술을 공기나 물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반도체처럼 국가 전략기술로 규정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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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장비 업계는 2020년 전후 5G 초기 투자를 마친 뒤, 2030년 6G 상용화를 앞둔 과도기에서 침체 국면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은 2022년 5조원을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3조원 수준으로 줄었고 성장률도 전년 대비 3%대에 그쳤다. 국내 5G 단독모드(SA) 투자가 줄어든 탓에, 해외 사업으로 버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투자도 비슷한 흐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고속도로 구축과 인재 양성 등에 약 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통신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은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의 네트워크 분야 예산은 29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네트워크에 특화된 AI 모델을 만드는 ‘네트워크 파운데이션’ 개발 사업을 새롭게 시작한다”며 “AI 데이터센터 내 스위칭 장비 부품 개발 등 엔비디아 중심 생태계에서 공급망 이슈를 완화할 수 있는 자생력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정책의 ‘컨트롤타워’ 부재도 문제로 거론된다. 통신정책관은 통신사업 허가와 시장 진입 규제 관리, 상호접속 제도 설계 등 인프라 경쟁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공석이다. 2차관실 내 유일한 국장급 공석이라는 점에서 현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신 정책 분야에서는 올해 데이터 안심옵션 및 최저요금제 안내 강화,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한 안면인증 도입 등 생활 밀착형 과제가 추진된다. 다만 AI·디지털 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큰 그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AI 과업에 집중되면서 통신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통신사들도 지난해 해킹 사태 이후 보안 비용을 늘리는 상황에서, 이미 상용화된 5G에 투자를 확대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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