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법령 개정을 통해 6월까지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방식의 조각투자 발행플랫폼을 제도화하기 위한 투자중개업을 신설하는 한편, 수익증권 발행 감독 방안을 마련한다고 이달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6월 16일부터 수익증권 형식의 조각투자가 제도권에 입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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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제도화에 따라 신탁수익증권의 발행 시장과 유통 시장은 분리 수순을 앞두고 있다. 조각투자 사업자는 발행을 주선한 증권의 유통을 제한받는다.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발행·유통 분리 원칙이 제도화 이후부터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조각투자 사업자는 샌드박스를 통해 발행업무와 유통업무를 겸영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루센트블록은 ‘소유’ 플랫폼 내에서 부동산 신탁수익증권의 발행과 유통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루센트블록이 조각투자 제도화에 따라 스몰라이센스인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으면 회사는 직접 발행한 증권을 소유 플랫폼 내에서 유통할 수 없게 된다.
시장에선 타 업체가 발행한 증권의 유통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루센트블록이 발행한 증권을 펀블이나 카사 플랫폼에서 유통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직접 발행한 증권 외에 증권을 유통할 수 있다면 카사, 루센트블록(소유), 펀블 등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내에서 뮤직카우의 음악 수익증권의 거래도 가능해진다.
업계는 금융위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발행·유통 분리 원칙을 적용하여 발행을 주선한 증권의 유통이 제한될 예정”이라고 밝힌 내용을 근거로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사가 발행한 증권을 A사가 유통할 수 없게 되지만 B사가 발행한 증권을 A사에서 유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유통 플랫폼 인가를 받은 경우 타 업체가 발행한 증권의 유통이 가능할 것”이라며 “조각투자와 관련해 아직 발행 플랫폼 관련 제도만 발표한 상태다. 유통플랫폼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각투자사가 발행 라이센스와 유통 라이센스를 모두 취득할 경우 ‘자체 증권 발행’과 ‘타 업체 증권 유통’이 모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규 사업자 진입 2년간 제한?…배타적 운영권 뭐길래
현재 수익증권 발행이 가능한 샌드박스 사업자는 △카사 △루센트블록 △펀블 △뮤직카우 △에이판다파트너스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6곳이다. 이들은 초기 조각투자 시장을 키워온 스타트업 업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약 2년여간 배타적 운영권을 보장받게 된다.
실제로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5장 금융혁신 지원제도 제23조(배타적 운영권) 2항에는 “제1항에 따른 배타적 운영권은 인허가 등을 받은 날부터 2년의 범위에서 금융위원회 및 관련 행정기관이 정하는 기한까지 존속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각에선 배타적 운영권으로 인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사를 제외한 신규 사업자는 2년간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타적 운영권의 권리가 최대 2년까지 인정되는 만큼 2027년은 돼야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원활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배타적 운영권이 인정되는 요건 및 범위, 존속기한 등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수익증권 발행·유통 분리 충분한 논의 필요” 의견도
수익증권의 발행과 유통의 겸업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법안의 발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시장에서는 조각투자 상품의 발행과 유통의 겸업이 금지될 경우 투자자 불편이 커질 수 있어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후 발행과 유통 서비스가 분리되면 투자자들이 서비스 이용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내부통제 체계와 이해상충 방지 체계를 갖춘 발행사에 한해 일부 발행과 유통의 겸업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조각투자사 관계자는 “발행·유통을 분리해 각각 참여한다면 중개인 없이 발행과 유통이 동시에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 이점도 사라진다. 결국 토큰증권의 진정한 의미를 잃고 혁신성도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면 당장 발행사와 유통사별로 회원 가입을 여러 번 해야 하는 등 고객 불편이 예상된다. 태동기인 STO 시장이 제대로 열리려면 융통성 있고 파격적인 제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각투자 유통시장 앞으로의 방향성은
만약 조각투자상품의 발행과 유통이 완전히 분리된다면 조각투자업체들은 대부분 발행 사업에 전념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쌓아온 상품 소싱(선별)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신종증권시장이나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 등을 활용한 유통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따른다. 다만 신종증권시장은 자기자본 20억원 이상, 공모금액 30억원 이상 등 문턱이 높아 아직까지 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가 제공하고 있는 ‘일대일 상대매매’ 방식은 앞으로도 제공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주식처럼 호가 창을 두고 다자간 상대매매로 거래가 가능했지만 발행유통 분리 원칙에 따라 9호 부동산부터는 일대일 상대매매로 거래를 진행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사 플랫폼 내에서 기존 다자간 상대매매 거래는 불가능하지만 일대일 상대매매 거래 방식은 제도화 이후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금융위의 조각투자 제도화와 관련해 시장에선 다양한 방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구체적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다 보니 추후 시장이 어떻게 운영될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유통 플랫폼 관련 제도화에 대한 사항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플랫폼 관련 사항이 모두 나온 뒤에야 제도에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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