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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안 나오기도 전 솔리다임 압박…하이닉스, 내주 해법 내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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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26.10.20 17: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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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중복상장’ 판단…정치권선 이사회 책임론까지
美 상장 직접 저지 불가…모회사 주주보호 의무 쟁점
中 공장 규제 부담도 변수…지분 희석·투자 실익 따져야
추가 주주환원 예고한 28일…솔리다임 설명 나올지 관심

[이데일리 조용석 박민 황병서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을 둘러싼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구체적인 상장안이 공개되기 전에 상장 중단 요구에 이어 이사회 책임론까지 나왔다. 해외 상장을 직접 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국내 모회사에 주주보호 의무 이행을 요구할 수 있어 SK하이닉스의 판단도 복잡해졌다.

SK하이닉스.(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사진=연합뉴스)
◇‘솔리다임 상장 철회’ 정치권 압박 점증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솔리다임의 상장을 반대하는 압박이 점증하고 있다. 전날(19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과 관련해 “금융위원회, 금감원 모두 중복상장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청와대에서도 중복상장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비교적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정치권이 솔리다임 상장에 민감한 것은 별도 상장할 경우 현재 솔리다임 가치까지 반영돼 있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은 “SK하이닉스 주주 입장에서는 솔리다임 지분을 매각하는 것보다 100%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이사회에 상장 추진 중단 결의를 촉구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으로 판단했다고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을 곧바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법인의 현지 상장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대상이 아니어서 국내 당국이 직접 개입하는 데 제도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국내 상장사인 SK하이닉스 이사회의 주주보호 의무 이행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8월 시행된 중복상장 관련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은 해외 자회사 상장에도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등을 요구한다. 주주소통과 이사회 찬반 결의 및 공시도 이행해야 한다.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추진되면 당국의 감독 초점은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상장의 필요성과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맞춰질 수 있다.

◇투자재원 확보 실익도 쟁점…28일 하이닉스 설명 주목

산업계에서는 솔리다임의 구체적인 상장안이 나오기 전부터 반대 목소리가 큰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분 희석에 따른 부담과 함께 상장으로 확보할 투자 재원과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솔리다임 상장이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 부담 때문이라는 기류도 있다. 솔리다임은 낸드플래시 생산을 중국 다롄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법인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했다. 일부 미국산 장비를 건별 허가 없이 반입하던 체제가 바뀐 것이다. 두 회사는 올해 장비 반입에 대해 1년 단위 허가를 받았지만 이후 허가 여부와 범위에 따라 장비 도입과 투자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장비 반입 규제와 현지 생산 압박이 거세지면서 솔리다임은 미국 현지 공장 신설과 이에 따른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솔리다임 상장의 이점이 SK하이닉스의 지배구조 우려를 넘어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BI는 외부 투자자 지분이 10%가 되더라도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 감소폭은 약 1%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그 대신 확보한 자금으로 생산능력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면 장기적인 이익 성장으로 지분 희석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기존 주주의 우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을 내주면 솔리다임 이익 가운데 SK하이닉스 주주가 간접적으로 누리는 몫이 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솔리다임에 직접 투자하면서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할인해 평가할 가능성도 남는다. 투자 확대 효과가 이런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가 상장 실익을 가를 핵심이다.

상황이 이렇자 오는 28일 열리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지난 8월 40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하면서 3분기 실적발표 때 추가 환원의 규모와 방식을 안내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추가 주주환원과 함께 솔리다임 자금조달의 필요성이나 주주보호 원칙에 관해 진전된 설명이 나올지가 관심사다. 다만 상장에 연계한 별도 보호책 발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며 “어떤 방안을 검토하더라도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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