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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글로벌 펀드평가회사인 모닝스타(Morningstar) 데이터를 인용,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유럽에서 기존 펀드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으로 전향한 펀드가 253개에 이르고, 작년 한 해에만 505개의 새로운 ESG 펀드가 출시되면서 이들 펀드가 굴리는 자산규모도 사상 최대인 1조1000억유로까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유럽 내 ESG 펀드시장에서 패시브 펀드가 가장 높은 22.5%의 비중을 차지하며 ESG 펀드 성장을 주도했다. 호텐스 바이오이 모닝스타 지속가능리서치 부문 글로벌 대표는 “지속가능 상장지수펀드(ETF)가 붐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2년 간 ESG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투자자들은 ESG 펀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ESG 펀드로의 자금 순유입이 전기대비 84%나 급증했다.
이렇다 보니 기존 펀드를 운용하던 펀드매니저들도 ESG 기준을 도입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실제 ESG 전략으로 갈아탄 기존 펀드 253개 가운데 87%는 펀드 운용원칙에 ESG 기준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서 ‘지속가능’이나 ‘ESG’ ‘그린’ ‘사회책임투자’ 등과 같이 펀드명까지도 새롭게 브랜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데이터업체인 트랙인사이트의 아넬레 우발디노 ETF리서치 담당 대표는 “하나의 펀드가 지속가능투자 펀드로 바뀌게 되면 ESG 투자를 원하는 연기금이나 다른 큰손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받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특정 펀드를 ESG 펀드로 명명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한 국제적인 컨센서스가 마련되지 않은데다 투자자들도 ESG 투자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 혼선도 있다고 볼프강 쿤 셰어액션 금융전략부문 이사가 지적했다. 그는 “친환경적이거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따르거나 하는 판단이 명확치 않다는 게 바로 ESG 통합이라는 리스크 분석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다음달 10일에 유럽연합(EU)이 지속가능한 금융 공시 규정을 발표하면 새로운 투자 분류도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쿤 이사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공시 기준이 적용되면 ‘스스로를 ESG라고 부른다면 왜 그런 지를 직접 소명하라’는 식의 요청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랙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유럽에서의 지속가능 투자는 전 세계 ESG 펀드 순유입 자금인 1523억달러 중 무려 8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ESG 펀드는 13.4%에 불과하다. 특히 올 1월에도 ESG에 특화된 ETF에는 157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순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