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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 “여당의 입장은 지도부가 일단 정리를 했다”며 “(기준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주식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메시지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기자들과 만나 대주주 기준 현행 유지가 민주당의 ‘단일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서 주식 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보유액 50억 원 이상에서 10억 원 이상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축소한 대주주 범위를 다시 확대함으로써 과세를 ‘정상화’하고 과세 형평성과 세원을 확보한다는 명분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공개되자 주식 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직후엔 강한 매도세에 주가가 급락했다.
여당이 대주주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정부 세제 개편안에 제동을 건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 정청래 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모인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지금은 부동산 시장 등에 쏠린 자금을 주식 시장으로 이동시켜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의장은 이날도 “‘똘똘한 한 채가 아니라 똘똘한 주식을 한번 오래 갖고 있어봐라. 그러면 배당 소득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주식 가격도 올라가면 장기적으로 괜찮다’는 정확한 시그널과 방향 제시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성장 면에서도 훨씬 좋은 것”이라며 현행대로 대주주 기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아직 더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유지한 채 여당 건의를 수용할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당정의 조율을 보겠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말했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변경 여부는 이르면 다음달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장은 “(대주주 기준 논의가) 너무 오래 걸릴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가능한 빨리 입장을 정리하도록 같이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달 고위 당정에서 당에서 어쨌든 문제를 제기하고 우려를 전했고 입장을 정리하자고 했으니 다음 고위 당정 협의회 전에는 (결정)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결론 따라 당정관계 무게추 가늠할 수 있어
여의도 안팎에선 다음 달 대주주 기준 변경 여부가 어떻게 결정나는지를 보고 이재명 정부 임기 초 경제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 시대’ 도약과 함께 세입 기반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데 대주주 기준 변경 여부를 두고 둘 중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두는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 출범 직후 여당이 이례적으로 정부에 정책 재고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당정 간 힘의 균형이 어디에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한 의장은 ‘여당의 안이 최종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이건(대주주 기준 결정은) 시행령이어서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지만 저희의 우려를 정부가 모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게 무슨 뜻인지를 잘 알고 있어서 아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