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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더위'에 휩싸인 지구…열사병·산불에 시름

정다슬 기자I 2018.07.24 17:37:28
△24일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수건으로 땀을 딱고 있다. [사진 =AFC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역대급 더위가 이어지면서 지구촌 곳곳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으로 이같은 불볕더위는 해가 지나갈 수록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기상청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엿새 만에 2만 2000여명이 열사병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중 65명이 사망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3일 도쿄가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은 데 이어 이날에도 35도를 넘는 불볕더위를 이어가고 있고 기후현 미노시·타지미시 등은 39도를 넘어섰다. 일본 기상청은 8월 초까지 이같은 폭염추세가 이어지고 9월 상순까지도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근처 마을 라피냐가 산불에 휩싸여있다. [사진=AFP 제공]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북유럽은 전통적으로 여름에도 서늘한 기후를 보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32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수개월동안 비가 오지 않은 상황에서 40도가 넘어서는 땡볕더위가 지속되면서 유럽은 화염고가 됐다. 지난 19일 스웨덴은 산불을 잡지 못해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의 원조를 요청했다. 그리스 역시 24일 산불이 발생하면서 50여명이 넘게 사망했다. 1976년 21도가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영국도 올해는 약 30도까지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퀘벡 역시 지난 7월 2일 온도가 36.6도까지 올라가면서 약 70여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구기상지청은 이날 경상북도 영천 신령면 낮 최고기온이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으로 40.2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표 관측 지점에서 측정해 기후자료로 쓰이는 공식기록으로 40도가 넘은 적은 1942년 8월 1일 대구 40도가 최고기록이다. 다만 AWS로 40도가 넘은 적은 2016년 8월 13일 경북경산 하양읍 등 여러 차례가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열사병 사망자는 24일 기준 13명으로 늘었다.

전 세계를 망라하는 불볕더위는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 중 하나다. 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 역시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속도가 과거 3배 이상 빨라지며 2040년 전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한다는 내용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승인·발표할 예정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치솟고 강수량이 10% 늘어나는 등 폭우·홍수 피해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기상협회(World Meteorological Association) 역시 “앞으로는 라니냐 현상이 사라지고 엘리뇨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며 “지구는 점점 뜨거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평양 적도 부근의 급격한 온도변화로 해수면의 온도가 평균보다 하락하는 라니냐 현상은 태풍 등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한켠으로는 지구를 식히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CMA에 따르면 2018년은 가장 뜨거운 라니냐가 발생한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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