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역설적인 제조법’에 있었다. 뜨거운 우유를 데울 때나 쓰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스팀 완드’(Steam Wand)를 차가운 얼음 속으로 푹 꽂아 넣는 순간, 마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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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글로벌 스타벅스에서 에어로카노를 담당한 알렉스 오르솔릭(Alex Orsolic)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가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전 세계 4만개 매장 중 한국 시장을 최초 출시국으로 택한 글로벌 본사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알렉스는 “한국은 한겨울에도 아이스 커피를 즐기며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트렌드를 이끄는 곳”이라며 “새로운 커피 경험을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켓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최초 론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얼음+샷+스팀 완드’의 마법… 에어로카노 제조의 비밀
현장의 백미는 단연 에어로카노 제조 체험이었다. 매장 바리스타의 안내에 따라 기자가 직접 에스프레소 머신(마스트레나) 앞에 섰다. 에어로카노의 레시피는 생각보다 직관적이지만 정교했다. 우선 우유를 데울 때 쓰는 스팀 피처에 일정량의 얼음을 담고, 갓 추출한 더블 샷 에스프레소(크레마·바디·하트의 3단 분리가 선명한 신선한 샷)를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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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음료를 투명한 글라스에 붓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짙은 갈색의 커피와 크림처럼 부드러운 폼(Foam)이 층을 이루며 아래로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캐스케이딩(Cascading) 현상이 연출됐다. 바리스타는 “제조 후 1분 정도 지났을 때가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답다”며 “거품이 꺼지기 전에 커피와 폼을 함께 들이켜라”고 조언했다.
질소(Nitro) 대신 공기(Aero)… 극강의 부드러움과 청량감
한 모금 마시자 입술에 닿는 폼은 우유 거품처럼 쫀쫀했지만, 입안으로 넘어오는 맛은 아메리카노 특유의 깔끔함 그 자체였다. 일반 아메리카노에서 느껴지는 씁쓸한 뒷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과거 스타벅스가 선보였던 ‘나이트로 콜드브루’(질소 주입 커피)와 무엇이 다를까. 스타벅스 음료팀 관계자는 “질소(Nitro)는 강제로 주입되면서 음료를 차갑게 만들고 무거운 바디감을 주지만, 에어로카노의 공기(Aero) 주입은 얼음과 함께 어우러지며 훨씬 가볍고 풍부한 크림 층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겨울에도 차가운 얼음을 깨물어 먹는 한국의 ‘얼죽아’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한 텍스처 설계다. 에스프레소 본연의 묵직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공기가 만들어낸 부드러운 목 넘김이 얼음의 청량감과 만나 시너지를 낸다. 기본 에스프레소 로스트 외에도 블론드 로스트와 디카페인 원두로 변경해 에어로카노를 즐길 수 있다.
스타벅스는 에어로카노를 단순한 이벤트성 음료가 아닌 연중 상시 메뉴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아’ 없이는 하루도 못 버티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스팀 완드가 불어넣은 10초의 공기가 어떤 새로운 커피 패러다임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