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완화' 12월 국회서 급물살 탈듯…AI·반도체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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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5.11.19 16:41:25

국힘 만난 최태원, 금산분리 규제 완화 건의
"기업들도 펀드 조성해 외부 자금 조달해야"
수백조원 AI·반도체 투자…기업 홀로 불가능
전향적인 정부여당…국힘도 "기업 규제 혁파"
12월 국회 금산분리 완화 급물살 타나 '촉각'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번 12월 임시국회 때 금산분리 규제 완화안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게 유력해졌다.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등 전략산업을 두고 산업계의 요청이 이어지는 와중에 정부·여당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힘의힘 역시 기업을 위한 규제 혁파를 내세우고 있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연 국민의힘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주요 글로벌 빅테크들은 인공지능(AI)에 수천억 달러에서 많으면 조 달러 단위의 투자를 발표하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그동안 있었던 규제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 가능하도록 규제 풀어야”

그는 지난달 말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의장으로서 여러 글로벌 기업인들과 소통했던 일화를 언급하면서 “국제무대에서 게임의 룰과 상식이 다 바뀌어 버렸다”며 “각 나라들은 자국 기업을 밀어주기 위해 기존에 없었던 정책들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이 투자하는 게임 자체도 달라졌다”고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이 1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 회장은 그 연장선상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조 단위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단독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펀드를 구성하고 외부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다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한다는 의미로 지난 1982년 은행법 개정을 통해 도입했다. 대기업집단이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활용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최 회장의 언급처럼 산업과 금융간 협업을 막는 규제로 인해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론 역시 비등하다. 지주회사가 전략산업펀드 조성을 위한 자산운용사의 소유를 허용해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반도체 등 수백 조원 단위의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한 산업들이 제때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인텔 등 다수 기업들은 이를 통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전향적인 여당…금산분리 완화 힘받나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은 금산분리 완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AI, 반도체 등 신산업 쪽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인데, 우선 국민성장펀드(150조원)를 활용할 것”이라며 “그래도 돈이 부족하면 금산분리의 근본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계부처와 협의를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할 경우 예컨대 SK 지주회사 산하에 금융회사의 하나인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이 운용사가 조성한 펀드를 통해 반도체 분야의 외부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SK의 독자적인 자금력으로는 수백조원에 이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을 감당할 수 없는데, 이를 완화하면 가능해질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구 부총리의 설명대로 정부가 직접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에 SK가 참여할 수도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건은 야당인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이번 12월 임시국회에서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태원 회장 등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장 중심으로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이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기업이 세계를 무대로 자유롭게 뛰는 동안 정부는 기업이 지치지 않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금산분리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말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장 대표가 기업 규제 혁파를 강조한 만큼 금산분리 완화를 두고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 회장은 이날 장동혁 대표에게 금산분리 완화안을 포함한 ‘제22대 국회 입법 현안에 대한 상의리포트’를 직접 전달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지 않다. 다만 이같은 논의가 무르익으면 관련 법안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이와 함께 △첨단산업 투자 인센티브 강화(반도체특별법안 등) △배임죄 개선·경영판단원칙 명문화(상법 개정안 등) △자사주 소각 의무화 신중 논의(상법 개정안 등) 등을 건의했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금산분리는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막기 위한 핵심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시스템 리스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촌각을 다투는 글로벌 AI 대전환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결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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