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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여천NCC 2공장 중단 시기 '동상이몽'…사업재편 걸림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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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I 2026.07.22 16: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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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9월경 중단 시기 조율중
DL "빨리" vs 한화 "지켜보자" 대립
중동 사태 반사효과로 반짝 이익
사업재편 온도차…눈치싸움 지속

여천NCC 2공장 전경.(사진=여천NCC.)
여천NCC 2공장 전경.(사진=여천NCC.)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꼽히는 여수 ‘석화 2호’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지원 작업에 본격 착수했지만,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사업재편은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여천NCC(나프타분해설비) 3공장에 이어 2공장을 추가로 중단하는 게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인데, 2공장 가동 중단 시기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공장 중단 시기를 놓고 업체들이 서로 이해관계를 내세워 이견을 보이는 만큼 구조개편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DL 빨리, 한화는 천천히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DL케미칼·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 이번 사업재편 참여 기업들은 여천NCC 2공장 중단 시기를 대략 내년 4월에서 9월 사이로 조율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별로 구체적인 중단 시기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DL케미칼은 내년 4월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2공장 가동을 중단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한화솔루션은 시기를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여천NCC 2공장 가동 중단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2월 미국-이란 전쟁 이후 제기되기 시작했다. 세계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화 주요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뚝뚝 떨어지자 국내서는 이른바 ‘나프타 대란’이 발생했다. 자동차·건설·전자·의료 등 산업 전반에 후폭풍이 발생할 조짐이 보이자 “NCC를 무작정 줄이다가는 국내 핵심 공급망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왔다. 특히 내년 10월 1공장 대정비가 예정돼 있는데, 2공장까지 가동을 멈출 경우 1·2·3공장 모두 가동을 멈추게 된다는 것이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전 세계는 원유 수급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양국의 휴전 합의로 사태가 마무리되나 싶었지만, 합의가 깨지고 무력충돌이 벌어지며 재차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친 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홍해를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며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두 개의 핵심 원유 수송 길목이 모두 막힐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7%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에서도 이 상황을 인지하고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중동 사태 등 공급망 영향을 보면서 2공장 중단 시기를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별 사업재편 온도차…눈치싸움 지속

여천NCC를 둘러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이유로는 지배구조가 꼽힌다. 여천NCC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로, 1999년부터 협업 관계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부도 위기를 맞으며 갈등이 불거졌다. 한화솔루션은 당장 자금을 수혈해 회생시키자고 주장했지만, 우선 근본적인 경영 문제를 파악하고 논의하자는 DL케미칼 측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긴급자금을 투입해 부도 위기를 넘긴 이후, 이번에도 각각 2725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여천NCC는 한때 조 단위 수익을 내던 캐시카우였지만 중국의 저가제품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5년째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DL케미칼 측은 적자 사업을 서둘러 정리하고 싶어하는 반면, 한화솔루션 측은 핵심 원료 조달 기반을 잃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 중단 시기 의견이 엇갈리는 데는 석화업계 눈치싸움도 한 못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석화 사업재편은 지난 2월 대산 산단의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통합 이후 이번 여수가 두 번째 사례로, 업계 예상보다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중동 사태 반사 효과로 석화 기업들이 올해 1분기 반짝 이익을 거둔데다, 일단 버티면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겹치면서다. 여수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가 지난해부터 통합 논의를 해오고 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울산에서도 석화 3사들이 이견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산 지역에선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도 여전히 통합안을 협의 중에 있다.

정부도 기업들에게 사업재편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산업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구조조정 참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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