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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달러 위상 끌어올려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은 극도로 커졌다. 위험자산이 글로벌 투매에 휩쓸리고 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달러화로의 자금 쏠림이 빠르게 진행됐다. 달러화의 향후 1개월 내 기대 변동성(내재 변동성) 지수는 지난 3월 10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전망에 시장의 시선이 옮겨가면서 이후 변동성은 일부 진정됐다.
달러화 지수는 2025년 한해 8% 하락하며 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으나, 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는 약 0.8% 반등했다.
JP모건 “분산 흐름이지, 탈달러화 아니다”
JP모건의 조이스 창 팀은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달러 약세가 자본시장에서의 기축통화·기반통화 지위 약화로 이어졌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탈달러화(de-dollarization)보다는 광범위한 분산 투자 흐름이 목격되고 있으며, 데이터는 전면적인 탈달러화를 입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초 대규모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달러화의 국제적 위상 변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으나, 최소한 현재까지의 수치는 달러 패권의 균열보다는 지속성을 가리키고 있다.
스위프트에서 달러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보인 통화는 유로화(약 21%)였으며, 파운드화, 엔화, 위안화, 캐나다달러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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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스위프트에 대항하는 자체 결제 인프라인 CIPS(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를 운영하고 있으나, 2015년 출범 이후 글로벌 은행들의 채택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스위프트 기준 위안화 점유율은 3월 3.1%로 올랐지만, 2024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스위프트 데이터는 하루 9조5000억 달러(약 1경4060조원) 규모의 전체 외환시장을 포괄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스위프트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주요 은행을 서비스에서 배제했으며, 통화별 거래량을 측정하지만 은행 간 자금 흐름의 방향성은 드러내지 않는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결제 의존도가 높은 수출 중심 경제 구조상, 달러 패권이 유지될수록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탈달러화 흐름이 본격화할 경우 한국도 결제 통화 다변화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향후 관건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이란 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안전자산 프리미엄이 빠지며 달러 점유율이 다시 하락할지 여부, 그리고 중국이 CIPS 확대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다. 달러 패권의 실질적 균열 여부는 전쟁 이후 외환시장 흐름이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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