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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덮고 영화관서 쪽잠”…APEC 투입 경찰관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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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미 기자I 2025.11.10 19:56:50

경찰 인력 1만9000명, APEC 동원
직협, 당시 사진 공개…열약한 환경
경찰청 “숙소 전부 잡아도 부족” 사과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지난 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마무리됐지만, 이번 행사에 동원됐던 경찰관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PEC 기간 경주에 하루 최대 1만9000명 규모의 경찰 인력이 동원됐지만, 현장에서 일부 혼선이 빚어지며 제대로 된 숙소나 식사를 제공받지 못한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관에서 자는 APEC 동원 경찰관들.(사진=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연합뉴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당시 현장 경찰관들의 열악한 환경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근무복을 입은 경찰관이 박스를 이불처럼 덮고 바닥에서 쪽잠을 자는 모습이 담겼다.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 앞에서 단체로 자거나 복도에서 모포 하나만 깔고 잠을 청하는 사진도 공개됐다. 낡은 모텔이나 산속 여관에 묵었다는 증언도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서는 도시락을 받지 못해 사비로 밥을 사 먹거나 추운 날씨에 찬밥을 먹었다는 증언들도 나왔다.

한 경찰관은 “모텔 화장실이 문이 없고 통유리로 돼 있었다”며 “룸메이트한테 못 보여주겠다. 감방도 칸막이는 있을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사진=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연합뉴스
직협은 오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APEC 행사 사진전’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12일과 14일에는 국회 앞에서도 같은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직협은 언론 공지를 통해 “경찰청, 경북경찰청, APEC 기획단이 1년간 준비한 세계적 행사에 동원된 경찰관들의 열악한 환경과 복지를 알리겠다”며 경찰 지휘부 대상 직무 감사를 통한 전수조사, 사과, 재발장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 숙소 및 식사 부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문제점을 잘 분석하고 기록해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초부터 (숙소) 1만 개실 정도 구했다. (그러나) 각 행사 관련 기관과 대표단이 많다 보니 경주 일대 숙소를 전부 잡아도 부족한 상황이었다”며 “일부 직원에게 쾌적하지 못한 환경과 식사를 제공하지 못해 기획단으로서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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