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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형 ES의 하이브리드(ES 350h)와 전기차 모델(ES 350e)을 번갈아 타고 서울 롯데월드타워 주차장에서 춘천의 한 카페까지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에 이르는 왕복 약 4시간 코스를 달려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큰 차체다. 이전 ES와 비교해 확연히 커졌다. 수치상으로도 차 길이(전장)가 5140㎜로 이전보다 165㎜ 길어졌다. 전폭은 55㎜ 늘어난 1920㎜, 실내 공간을 가늠하는 축간거리도 80㎜ 길어진 2950㎜다. 대형 세단인 렉서스 LS보다 길이는 불과 95㎜ 짧고, 너비는 오히려 넓다.
ES의 역할이 곧 렉서스의 대표 세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렉서스 전통의 대형 세단 LS는 미국에서 2026년형을 끝으로 퇴장한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여전히 판매 중이지만, 시장 여건에 따라 ES가 LS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덩치가 커졌다고 전통적인 대형 세단의 외형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는다. 옆에서 보면 지붕에서 뒤쪽으로 흐르는 선이 트렁크까지 매끄럽게 이어진다. 요즘 세단은 이처럼 공기 흐름과 날렵한 인상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더 높은 차체와 실내를 구현하면서도 세단의 유려함을 유지하려는 ‘SUV 시대’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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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이런 성격의 차를 다소 심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택시 등을 통해 접한 전기차의 울컥거림 때문에 전기차를 망설였던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안락한 시트도 편안한 주행의 만족감을 더한다. 최근 허리가 불편했던 터라 다소 걱정했는데 요추 받침 등을 몸에 맞게 조절해가며 탄 덕분에 큰 요통이나 피로감 없이 가을철 교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이젠 고급차의 필수 덕목인 각종 주행보조장치도 알맞게 적용됐다. 차 스스로 운전자의 시야를 포함한 여러 안전 위험 요인을 찾아 알려주고 정속주행 기능도 매끄럽다. 너무 과한 경고로 운전자에 부담을 주는 일도 없다.
평소에는 내장재 표면에 묻혀 있다가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기능 표시가 켜지는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는 편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실내 디자인의 깔끔함을 더해준다. 4시간 만에 사용법에 완전히 익숙해졌으니 조작법이 직관적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12.3인치 계기판과 1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의 각종 정보 역시 부족하지도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잘 정돈돼 있다.
가족을 위한 세단으로서의 또 다른 장점은 큰 차체임에도 효율이 높다는 점이다. 2.5ℓ 가솔린 엔진에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새 ES 350h는 공인 복합연비가 19.4㎞/ℓ로 이전 모델보다 좋다. 막히는 도심과 국도를 넘나드는 코스를 특별히 연비에 신경 쓰며 달린 것도 아니었지만, 실제 연비는 공인 수치보다 높은 20.2㎞/ℓ가 찍혔다. ES 350e 역시 동일한 시승 구간 평균 전비 9.1㎞/kWh를 기록했다. 공식 복합전비 6.0㎞/kWh도 동급 기준 우수한 편인데 실제 전비가 이를 크게 웃돌았다.
신형 ES는 더 넓은 차체와 부드러운 주행, 높은 효율로 세단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달리고 싶은 운전자에게는 설득력 있는 답이다. 다만 그 답이 SUV로 향하는 소비자의 발길까지 돌릴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렉서스가 공들여 다듬은 세단의 가치에 시장이 얼마나 호응할지 궁금해진다.
공식 소비자가격은 전기차 ES 350e가 7160만~8390만원, ES 500e가 7700만~849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50h는 구동방식과 트림에 따라 7290만~80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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