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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채권 40조원’ 시대인데…절차 장벽에 시장 비중은 1.8%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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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7.30 1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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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녹색채권 발행 여건 점검’ 보고서 발표
2021년 이후 발행 규모 13배 이상 급성장
전체 채권시장 비중 1.8%…주요국 평균 4.0% 하회
비용보다 복잡한 절차·프로젝트 부족, 시장 확대 걸림돌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국내 녹색채권 발행 규모가 2021년 이후 40조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전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그쳐 주요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으로 발행 비용 부담은 일반채권과 큰 차이가 없지만, 복잡한 발행 절차와 적격 친환경 프로젝트 부족 등이 시장 확대를 가로막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3배 커진 녹색채권…2021년 이후 발행 40조원 돌파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국내 녹색채권 발행여건 점검 및 정책적 시사점’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2018~2020년 3조원에서 2021~2025년 40조 6000억원으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장은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으로까지 발행 주체가 확대되며 외형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녹색채권은 친환경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채권이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가 정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등 6대 환경목표 가운데 하나 이상에 기여해야 하며, 자금 사용과 관리, 평가·선정, 보고 등 4대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일반채권과 달리 발행 전 외부검토와 발행 후 자금배분·환경영향 보고 및 외부검증이 추가로 요구된다.

국내에서도 탄소중립 투자 확대와 ESG 금융 확산에 힘입어 녹색채권 발행이 빠르게 늘었다. 녹색채권 발행기관의 76.7%는 환경등급이 상승하거나 A등급 이상을 유지했고, 91.5%는 탄소집약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자금도 청정운송과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개선 등 탄소감축 사업에 집중되며 친환경 투자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외형적인 성장과 달리 시장 저변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국내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131억달러로 세계 13위,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하지만 전체 채권 발행액에서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주요국 평균인 4.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발행기관도 신용도가 높은 AAA 등급 기관에 편중됐다. 녹색채권 발행기관의 AAA 등급 비중은 53.0%로 일반채권(13.7%)을 크게 웃돌았다. 자금 사용처 역시 청정운송(33.3%), 신재생에너지(20.8%), 에너지효율(16.7%) 등 일부 분야에 집중됐으며, 환경목표별로는 온실가스 감축 목적이 71.4%를 차지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비용보다 ‘절차’가 문제…한은 “시장 키우려면 제도 손질”

한은은 녹색채권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발행 비용보다 복잡한 제도를 꼽았다.

녹색채권은 외부 검증과 사후 보고 등 일반 회사채보다 추가 절차가 필요하지만, 정부의 이차보전 지원과 녹색채권에 대한 투자 선호로 형성되는 금리 인하 효과(그리니엄) 등을 감안하면 실제 총 발행비용은 일반채권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재영 한은 지속가능성장기획팀 과장은 “해외는 녹색채권 시장이 성숙해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아 금리 인하 효과가 국내보다 크고, 외부 검증기관도 많아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국내는 경제적 유인보다 절차적인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발행기관들은 적격 친환경 프로젝트 발굴의 어려움과 복잡한 발행 절차, 전담 인력 부족 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특히 은행권은 녹색대출과 녹색채권이 서로 다른 기준과 보고체계를 적용받으면서 동일한 업무를 반복해야 하는 비효율도 지적했다.

한은은 녹색채권 시장을 키우기 위해 녹색채권과 녹색대출 간 기준을 정비하고 보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적격 친환경 프로젝트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정부의 이차보전 등 정책 지원을 지속하는 동시에 녹색채권 지수 개발과 유통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투자 기반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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