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은 전략적 실수"…EU 집행위원장, SMR 추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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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3.11 16:07:59

"원전 비중, 30년 새 3분의 1에서 15%로 추락"
유럽委, 2030년대 초 SMR 가동…민간투자 보증
獨총리 "탈원전 유감" vs 환경장관 "더 안전해져"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차세대 소형 원전 도입에 본격 나선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탈원전이 “전략적 실수”였다고 공개 비판하며 소형모듈원전(SMR) 확산 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에너지 정상회의 개막 전체회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핵에너지 정상회의에서 “1990년에는 유럽 전력의 3분의 1이 원자력에서 나왔지만, 지금은 약 15%에 불과하다”며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저탄소 전원을 외면한 것은 전략적 실수였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마지막 원전을 폐쇄한 독일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유럽에서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탈원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줄고, 최근 이란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탈원전 기조는 흔들리고 있다. EU의 2024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47%에 달했지만, 송전 인프라 부족으로 스페인 등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등 한계도 드러났다.

EU 집행위는 이날 SMR 도입 촉진 전략을 내놓았다. 2030년대 초 유럽 내 SMR 가동을 목표로 하며,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 재원을 활용해 민간 투자에 2억 유로(약 3413억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다. EU 역내 원전 관련 규제 통일도 추진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이 고숙련 원자력 인력 5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세대 원전의 ‘글로벌 허브’가 될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원전 대국 프랑스는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날 연설에서 “원자력은 경쟁력·탈탄소·에너지 주권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독일 내에서는 온도 차가 드러났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탈원전 결정을 “유감”이라고 밝히면서도 “결정은 돌이킬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연립정부 파트너인 사회민주당 소속 카르스텐 슈나이더 환경장관은 “탈원전 덕분에 독일이 훨씬 안전해졌다”며 신규 원전 건설은 “막다른 길”이라고 반박했다.

이탈리아는 1987년 천명했던 탈원전을 철회하고,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올해 2월 원전 복원 법안을 각의 결정했다. 벨기에와 리투아니아 등도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만 “SMR 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로, 대형 사고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유럽의회 등 EU 기관 내에도 탈원전을 계속 요구하는 세력이 남아 있어 새로운 원전 지원 정책을 둘러싼 EU 내부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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