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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변장해 롤스로이스 망가뜨린 美보험사기단...2억원 꿀꺽

김혜선 기자I 2024.11.15 19:48:16

곰인형 탈 쓰고 롤스로이스 내부 망가뜨린 사기단
곰 학자, 영상 보더니 "곰 옷을 입은 사람이 분명하다"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곰 탈을 쓰고 차량을 훼손해 억대의 보험금을 타낸 사기단이 미국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보험사기단의 집에서 발견된 곰 의상.(사진=AFP)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보험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한 보험사에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샌버너디노 산맥의 레이크 애로우헤드에 주차된 2010년형 롤스로이스 고스트 차량 내부가 야생 곰에 의해 망가졌다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됐다.

이 손해배상 청구 근거로는 곰이 차량 내부에서 난동을 피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첨부됐다. 영상에는 곰처럼 보이는 물체가 차량 조수석 문을 열고 들어가 차량 내부에서 마구 난동을 부린다. 그런데 이 곰은 뒷좌석으로 넘어갈 것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등 어딘지 어설픈 모습이다.

(사진=캘리포니아 보험부)
그러나 이 영상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20~30대 4명으로 구성된 사기단이 보험금을 받으려 곰으로 변장해 고의로 차량 내부를 훼손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보험부는 “비디오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곰은 실제 야생 곰이 아닌 곰 의상을 입은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 동물부의 생물학자도 영상을 보곤 “곰 옷을 입은 사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5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메르세데스 G63 AMG와 2022년형 메르세데스 E350 등 차량 2대 내부를 손상해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부정수급한 보험금은 총 14만1839달러(약 1억9942만원)에 달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들의 집 안에서 곰 의상을 발견했다. 곰 의상에는 갈색 털, 곰 모양의 머리, 발톱 자국을 재현하기 위한 금속 등이 달렸다. 결국 이들의 사건은 샌버너디노 카운티 검찰에 넘어가 기소됐고, 3명은 구금되고 나머지 1명은 5만달러(약 7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현지에서는 이들이 황당한 방법으로 보험금을 타 갔다는 소식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보험부 대변인은 “수년간 조사관들이 터무니없는 계획을 적발하긴 했지만, 가짜 곰이 보험 사기에 활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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