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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자동화 거쳐 가정으로"… 삼성, '로봇' 상용화 로드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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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6.09.30 16: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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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포럼…"100개 공장 로봇 우선 투입 '생산성 극대'"
"3계층 로봇파운데이션모델 고도화… 99.99% 신뢰성 확보"
"월드모델 기반 '시스템 2' 결합… 로봇 자율 제어 완성"

크리스 하우저 삼성전자 RX사업추진실 로보틱스 랩장이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AI포럼 유튜브 갈무리)
크리스 하우저 삼성전자 RX사업추진실 로보틱스 랩장이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AI포럼 유튜브 갈무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신설 부서인 RX(Robot eXperience)사업추진실을 중심 축으로, 차세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과 월드 모델 기술을 결합한 대규모 로봇 상용화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범용 로봇 몸체에 독자적인 지능 아키텍처를 적용해 자사 100개 이상 제조 공장 자동화를 우선 추진하고, 궁극적으로 가정용 도우미 로봇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 세션 발표를 통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상용화 전략과 차세대 피지컬 AI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크리스 하우저 삼성전자 RX사업추진실 로보틱스 랩장은 “RX사업추진실은 휴머노이드 및 로봇의 산업적·소비자적 응용을 깊이 있게 다루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라며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를 비롯해 삼성의 100개 이상 공장과 100개 이상 생산 라인 자동화를 우선 추진하고, 이를 발판 삼아 집안일과 돌봄을 돕는 가정용 도우미 로봇(Home helper)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우저 랩장은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가로막는 경제적 한계도 구체적 수치로 짚었다. 대당 10만 달러 수준의 하드웨어 비용(CapEx)에 초기 엔지니어링 비용(NRE) 약 10만 달러, 연간 유지보수(OpEx) 약 2만 달러가 소요되어 현 상태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작업자’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간 인건비가 4000~4만 달러 수준인 인간 작업자 및 기존 산업용 로봇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하드웨어 단가 인하와 AI 학습 비용 절감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3계층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도입…공장 현장 99.99% 성공률 도전

하우저 랩장은 로봇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핵심으로 △전신 제어(System 0, 100Hz) △정밀 조작 및 VLA(System 1, 10Hz) △고수준 에이전트(System 2, 1Hz)로 구성된 ‘3계층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행동 스택’을 제시했다. 다만 로보틱스는 공장 현장에서 요구되는 ‘99.99% 이상의 성공률’과 밀리미터(mm) 단위 정밀도가 필요해 현존하는 그 어떤 레이어도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를 돌파할 핵심 R&D 방향으로 ‘고객 지향적 로봇 AI’와 ‘다기능 AI’를 강조했다. 하우저 랩장은 “기존 스타트업처럼 엔지니어가 몇 달씩 맞춤 학습시키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고객이 직접 단 몇 시간 만에 로봇을 학습시키는 개인화 단계에 도달해야 수백만 대 확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설픈 범용 모델보다는 스마트폰 업데이트처럼 확고한 성능 보증서를 바탕으로 빨래 접기, 설거지 등 검증된 기능부터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다기능 로봇 AI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단일 인간 영상에서 정밀 조작 능력을 학습하는 ‘Real2Sim2Real’ 기술 및 대규모 ‘로봇 데이터 팩토리’ 운용 계획과 함께, 행동 스택에 공간 감지 및 지식 추론을 더해 ‘픽셀-개념-토크(Pixels-to-concepts-to-torques)’로 이어지는 ‘하이브리드 3계층 인지 아키텍처’를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일을 하지만 환경 변화에 깨지는 로봇보다, 좁은 범위라도 변수 없이 99.99% 수행하는 ‘환경 수준의 범용성’을 확보한 신뢰성 있는 로봇을 먼저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티모시 호스피데일 삼성리서치 유럽 AI 센터장(상무)이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AI포럼 유튜브 갈무리)
티모시 호스피데일 삼성리서치 유럽 AI 센터장(상무)이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AI포럼 유튜브 갈무리)
‘월드모델’로 로봇 장기 제어 난제 극복…상용화 엔진 탑재

이러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뒷받침할 핵심 물리 지능으로 삼성리서치 유럽 AI 센터의 차세대 ‘월드모델(World Models)’ 연구 성과가 상세히 소개됐다. 티모시 호스피데일 삼성리서치 유럽 AI 센터장(상무)은 “기존 LLM이나 VLA 등 관찰 모델들은 수동적으로 관찰된 데이터 위주로 학습되어, 물리적 세상에서의 직접적인 개입과 원인·결과에 대한 정량적 물리 추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뇌과학적 관점을 제시하며 “미로 속 갈림길에 선 쥐가 뇌 속에서 미래 경로의 결과들을 상상해 최적의 길을 택하듯, 물리 세계의 로봇 역시 단순 반응형인 ‘시스템 1’을 넘어 여러 행동의 결과를 미리 상상하고 심사숙고하는 ‘시스템 2’ 제어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모시 센터장은 특히 월드 모델 구현의 가장 치명적인 난제로 ‘장기 계획 수립 시 발생하는 오차 축적과 환각’을 꼽았다.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려면 재귀 깊이가 1000번 이상 필요해 연산 속도가 극도로 저하되고 오류가 누적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당일 아카이브(arXiv)에 최초 공개한 신기술 ‘Metro-WM’을 발표했다. 이는 로봇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가상의 상태를 임의로 생성하다 오류에 빠지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과거 검증된 실제 이동 경로만을 지도로 만들어 최단 거리를 탐색하는 기술이다.

티모시 센터장은 “잠재 공간에서 환각된 유령 목표가 생성되는 기존 플래너의 허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 학습 세트에서 로봇이 직접 관찰한 상태만을 하위 목표로 지정하도록 제약을 부여했다”며 “검증된 경로망을 바탕으로 최단 경로 탐색 알고리즘을 적용해 연산 효율성을 대폭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로봇 제어 및 계획 과제에서 작업 성공률을 기존 대비 32% 이상 대폭 향상시켰으며, 학습 비용은 최대 56배 절감하고 추론/계획 시간은 최대 76%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라이츠 아웃(Lights Out)’ 게임 환경과 정교한 마찰력이 작용하는 물리 로봇(F3) 블록 밀기 과제에서도 시연 성공률을 입증했다.

티모시 센터장은 “월드모델의 예측을 평가할 때는 시각적 사실성이 아니라, 로봇이 다이내믹한 환경에서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도록 돕는 ‘실질적 유용성’을 봐야 한다”며 “계층화 구조 고도화와 올바른 귀납적 편향 주입 연구를 지속해, 시스템 1과 시스템 2 제어를 유연하게 오가는 월드모델을 차세대 휴머노이드 및 로봇 제어 엔진으로 완전 탑재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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