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이어 中으로 협력 넓히는 삼성 車반도체…非메모리 질주 신호

공지유 기자I 2025.12.30 17:36:25

BMW 전동화 비전 담은 차량에 칩 공급
유럽 파트너십 이어 中과도 전장 협력
메모리 이어 비메모리 실적 개선 기대감

[이데일리 공지유 박원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자동차 전장(전자·전기 장치)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건 배터리부터 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등 삼성 핵심 기술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면서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BMW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의 첫 번째 양산형 모델인 ‘BMW 뉴 iX3’ (사진=BMW)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BMW의 신형 ‘뉴 iX3’에 공급하기로 한 ‘엑시노스 오토 V720’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다. 차량 내에서 실시간 운행정보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고화질 영상이나 게임, 인터넷, 오디오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장용 칩이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오토 칩이 들어가는 뉴 iX3은 BMW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를 적용한 첫 번째 양산형 모델이다. BMW는 올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터쇼에서 iX3를 처음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BMW가 차세대 전동화 비전을 담은 전기차에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미래 모빌리티 전환 핵심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주요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입지를 굳힌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과 2021년에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엑시노스 오토 칩을 공급한 바 있다. 지난 2023년에는 현대차에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프리미엄 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비롯해 V720·V820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칩 개발에 나섰다. 사양에 따라 V720부터 가장 최상위급인 V920급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5나노미터(㎚) 공정 기반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삼성전자가 2019년 선보인 ‘엑시노스 V9’의 후속작으로, 기존 차량용 반도체보다 성능을 한층 끌어올린 제품이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 V920.(사진=삼성전자)
최근 들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량 등 미래차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SDV를 구현할 수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를 통해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BMW iX3에 V720을 탑재한 이후 상위 레벨 iX5 차량에는 엑시노스 오토의 고급 버전인 V820을, iX7에는 최상위 제품인 V920을 각각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력은 전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 이후 첫 번째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전장 자회사 하만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전장 업체인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BMW 등 독일 완성차들과 잇따라 파트너십을 확대한 데 이어, 중국 등과 협력이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앞서 이 회장은 올해 3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본사를 방문해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전장 관련 협력 논의를 진행했다. 또 샤오미 베이징 자동차 공장을 찾아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회동하기도 했다. 배터리·디스플레이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들어 메모리 초호황을 맞아 삼성전자 실적 회복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수주 희소식이 들리면서 비메모리 사업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고객사가 확대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