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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샤힌 프로젝트 준공하지만…울산 석화 재편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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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웅 기자I 2026.10.08 16: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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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힌 가동 땐 에틸렌 180만톤 추가
대산·여수 감축에도 울산은 답보
정부 정책 동력 약화에 지연 우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사진=에쓰오일)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구조개편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에쓰오일의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인 ‘샤힌 프로젝트’가 준공을 코앞에 뒀다. 정부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생산능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울산에서는 오히려 신규 생산물량이 대거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마저 약해지면서 울산 석유화학 구조개편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다음 달 중 샤힌 프로젝트 준공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 시운전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초 본격적인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 9조2580억원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사업이다. 기존 정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석유화학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에쓰오일은 연간 약 320만톤(t)의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회사의 전체 생산물량에서 석유화학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12%에서 25%로 두 배 이상 높아질 전망이다. 원유와 정유공정에서 나오는 저부가 유분을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최신 공정을 도입해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샤힌 프로젝트의 가동 시점이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180만t이 새로 추가된다. 이는 정부가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구조개편을 통해 줄이겠다고 제시한 270만~370만t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설비를 줄이는 상황에서 신규 생산능력이 대거 늘어나면서 구조개편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생산능력 감축을 추진해 왔다. 현재 충남 대산과 전남 여수에서는 사업재편을 통해 총 249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가 제시한 최소 감축 목표인 270만t에도 못 미치고 있다. 국내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 가운데 울산이 사실상 마지막 구조개편 대상으로 남은 이유다.

울산에서는 에쓰오일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가 사업재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감축 규모와 대상 설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규 설비인 샤힌 프로젝트를 감축 대상에 포함할지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현재 울산·온산 지역의 일부 석유화학 업체들은 필요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이들 업체에 배관망을 통해 원료를 직접 공급할 수 있어 외부 조달 물량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에쓰오일 측 설명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울산지역의 원료 조달 구조까지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구조개편 추진 동력도 초기보다 약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당초 정부는 기업들이 자율적인 사업재편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금융·세제 지원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당초 제시했던 시한을 넘긴 상황에서도 울산의 구조개편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 지원과 대미 투자 대응 등 다른 현안에 정책 역량이 집중되면서 석유화학 구조개편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수급 여건 변화도 변수로 꼽힌다. 국제 원료 수급과 제품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기존 설비의 감축 여부를 판단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당장 생산능력을 줄이기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사업재편 논의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구조개편 시한도 사실상 넘어간 상황이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대미 투자 등 다른 현안에 정부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석유화학 구조개편의 정책 우선순위가 밀린 분위기”라며 “중동 정세 변화로 시장 상황도 달라진 만큼 당분간 구조개편이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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