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메고, 계곡 여행 간 독립운동가들…"더 많은 사람이 기억하길"

김윤정 기자I 2025.08.12 15:12:35

독립운동가 AI 영상 재현 채널 운영자 인터뷰
평범한 페인트공, AI로 독립운동가 영상 제작
여름휴가 즐기는 독립운동가 상상 콘텐츠 화제
광복 80주년 맞아 "잊힌 얼굴들 꼭 기억해달라"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광복 80주년, 유관순 열사가 되살아났다.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영상이다. ‘유관순 열사, 그녀가 오늘을 살아간다면’이라는 문구가 떠오르며 시작된 이 영상에선 익숙한 얼굴의 여학생이 손을 흔든다. 하단에는 익히 알려진 독립 운동가인 유관순 열사의 흑백사진이 나타난다. 이후 장면이 바뀌며 눈을 비비고 일어나는 모습, 교복 차림으로 가방을 멘 채 학교 앞에 선 모습, 친구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수업 시간에 노트를 적어 내려가는 모습이 이어진다.

유튜브 쏠리즘(ssolism) 채널에 게시된 ‘유관순 열사, 그녀가 오늘을 살아간다면’ 콘텐츠 갈무리. (영상 제공=계정 운영자 박일씨)
유관순 열사의 흑백사진을 컬러로 복원해 AI 기술로 구현한 이 영상은 ‘독립운동가들이 지금 살아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이 콘텐츠를 제작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 박일(31) 씨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현재 모습을 AI로 재현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AI를 통한 복원 계정 운영 초기 박씨는 디즈니 캐릭터를 한국화하거나,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복원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 편집과 AI 활용을 배우며 대중적인 소재로 계정 운영을 시작했지만 우연히 독립운동가 영상을 접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박씨는 “독립운동가 중에는 잘 알려진 분들도 많지만, 여전히 잊힌 분들이 많다고 느꼈다”며 “복원 콘텐츠를 통해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채널에는 이수희·이용녀·지은원·이신천·이남규·왕종순·한수자 등 여학생 독립운동가와 권기옥·윤희순·김향화·어윤희·조신성·박차정 등 여성 운동가를 조명한 작품도 담겨 있다.

인스타그램 쏠리즘(ssolism) 채널에 게시된 ‘남학생 독립운동가, 그들의 여름휴가’ 콘텐츠 갈무리. (영상 제공=계정 운영자 박일씨)
박씨의 콘텐츠 중 최근 화제가 된 것은 남학생 독립운동가들이 여름휴가를 떠난 모습을 상상해 복원한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계곡 바위에 걸터앉아 환하게 웃는 인물들의 모습이 담겼는데, 박홍식, 이범재, 최강윤, 유동하, 신기철 등 남학생 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한다. 박씨는 “최근에 날도 너무 덥고 다들 여름휴가를 가는데 독립운동가분들도 시원한 여름휴가를 가셨다면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내지 않았을까 상상하며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들에게 관심을 쏟는 배경에 군 복무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고 했다. 박씨는 충북 증평군 특수임무여단에서 13년간 복무한 뒤 상사로 전역했다. 현재 그는 외벽 페인트공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과 인물 정보를 찾은 후 AI 프로그램을 통해 흑백 사진에 색을 입히고, 표정과 동작도 AI 영상 프로그램을 활용해 구현한다.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명령어를 바꿔가며 반복하는 작업을 거친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가 특히 주목하는 건 어린 나이에 독립운동을 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다. 박씨는 “유관순 열사처럼 잘 알려진 분들도 있지만 초등학생이 독립운동에 참여한 한 경우도 많다”며 “어린 나이에 그런 선택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다. 박씨는 “기억에서 잊히고 지워져 가는 분과 더불어 주목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분들을 더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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