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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고려대 교수는 게임이론의 내쉬협상 모형을 활용해 2025년 유료방송 플랫폼이 콘텐츠 사업자에게 지급할 이론적 적정 사용료를 약 2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실제 지급액 약 1조6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많은 규모다. 2021년 약 9000억원이던 격차도 4년 만에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를 IPTV 등 플랫폼이 콘텐츠 사업자에게 1조3000억원을 덜 지급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날 논의의 핵심이다.
김 교수도 해당 수치는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한 이론적 기준으로 개별 사업자 간 협상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모형이 전제한 ‘50대 50’ 분배와 실제 시장의 협상력이 다르고 지상파와 중소 프로그램공급업체(PP),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의 사정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국내 콘텐츠 대가가 해외보다 낮다는 분석의 방향성에는 공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사례를 들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대가를 낮게 지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사업자 상당수가 적자를 겪는 상황에서 정책 대응이 더디다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적극적인 법 해석과 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플랫폼도 경영난…“방송계 안에서 나눠 갖기로는 한계”
문제는 콘텐츠 대가를 지급해야 할 유료방송 플랫폼 역시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1조3000억원을 IPTV가 초과이윤으로 갖고 있다는 식으로 절대 해석하지 말아달라”며 상당수 케이블TV 사업자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정도로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의 분석에서도 플랫폼의 순증이익을 콘텐츠 사업자에게 모두 넘겨도 양쪽이 손실을 보는 ‘손실 균등점’이 나타났다. 방송시장 내부에서 누구 몫을 줄여 누구에게 더 줄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다.
곽 박사가 대안으로 주목한 것은 K-콘텐츠가 다른 산업에 만들어내는 ‘양의 외부효과’다.
그는 CJ를 사례로 들며 “올리브영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한국 방송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방송사가 만든 콘텐츠가 국내외에서 흥행하면서 K-뷰티와 관광, 유통 등의 소비를 끌어올리지만 그 경제적 효과가 콘텐츠 제작 재원으로 다시 돌아오는 구조는 부족하다는 취지다.
광고시장 위축으로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PP는 플랫폼에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플랫폼은 가입자 감소와 요금 규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곽 박사는 “우리가 방송계 안에서 제로섬 게임을 할 때가 아니다”며 “콘텐츠가 만들어낸 가치를 누리는 외부 산업에서 재원을 끌어와야 이 문제가 풀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