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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베는 기존 덩이줄기를 잘라 심는 방식으로 번식한다.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농업부 산하 식물산업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생우베와 종자 수출을 중단했고, 농업부가 이달 이를 공식 발표했다.
프란시스코 티우 라우렐 주니어 필리핀 농업부 장관은 최근 성명에서 “우리 스스로도 심을 종자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필리핀 우베 품종을 활용해 우리와 경쟁할 수 있는 나라에 이를 수출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우베 산업의 인기가 “생산 능력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국내 생산을 먼저 늘려 우베를 더 큰 수출 소득원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베 생산량은 5660톤(t)으로 1년 전보다 17% 늘었다. 하지만 연간 생산량은 지난 10년간 감소세다. 지난해 생산량은 1만2500t에 못 미쳐 2024년 1만3400t보다 줄었다.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우베 가격은 최근 몇 년 새 두 배 넘게 올라, 농민들은 1킬로그램(㎏)당 100~150페소(약 1.59~2.38달러·약 2186~3273원)를 받고 있다.
우베는 필리핀이 원산지로, 잼과 페이스트리, 아이스크림 등 필리핀 요리에 널리 쓰여왔다. 처음엔 필리핀 교민이 많은 나라에서 인기를 얻다가, 독특한 보라색 덕분에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이제는 미국과 영국의 카페와 빵집은 물론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까지 우베를 넣은 라테와 디저트를 내놓는다. 올해 스타벅스와 코스타커피도 우베 음료를 출시했다.
최대 소비시장은 미국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식당 메뉴에서 우베가 등장하는 빈도는 2021년에서 지난해 사이 3배 넘게 늘었다. FT가 국제무역센터(IT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필리핀의 참마류 수출액은 약 187만달러(약 25억7000만원)로, 이 가운데 미국이 83만2000달러(약 11억4400만원)를 차지했다.
피치솔루션스 자회사 BMI의 데이미언 여 선임 애널리스트는 수출 금지로 단기적인 공급난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책 당국이 우베를 전략적 농업 기회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베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품목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열대 국가들도 우베를 재배할 수 있고, 제조업체들이 고구마 같은 다른 보라색 작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과 베트남은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우베 재배를 늘리고 있다.
필리핀에선 우베가 주로 소규모 농지에서 재배되는데, 최근 몇 달 새 일부 농민이 해외 수요를 맞추느라 재고를 모두 팔아버려 다음 재배에 쓸 종자가 거의 남지 않은 상태다. 필리핀 농업부는 “지금 전략은 수출을 더 늘리기에 앞서 종자 기반과 국내 공급을 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수출 금지 조치는 가공품이나 냉동 제품 판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의 식당들이 주로 쓰는 재료도 이런 가공·냉동품이라고 FT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공급난에 대비하고 있다. 2019년 런던에서 필리핀 카페 ‘카피한’을 공동 창업한 나이절 모틀리는 공급이 줄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우베가 들어간 메뉴를 찾아오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필리핀 빵집 ‘파나데라’와 레스토랑 ‘도니아’를 운영하는 플로렌스 메이 마글라녹은 냉동·가공 우베로 공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생우베가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 음식이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 이를 제한하는 건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우베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아가는 우리의 스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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