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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公 통합 이슈 국감서 도마…사전 협의 없는 추진에 부실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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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10.19 18: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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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양 기관장 "통합 발표 전 협의 없었다"
석유公 완전자본잠식·가스公 부채비율 396%
시너지 효과도 의문…주주·직원 권익 보호 과제로
통합 방식·본사 위치 미정…노조 "부실 전가" 반발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통합을 둘러싸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려가 쏟아졌다. 통합 대상인 두 공기업과 사전 협의조차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합 방침을 발표한 데다, 재무건전성 악화와 소액주주 권익 침해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다. 특히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은 정부 지침이 내려오더라도 무조건 따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통합 추진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했다.

19일 대구 동구 한국가스공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대구 동구 한국가스공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전 협의 없이 통합 발표…부채비율 최대 800% 우려

19일 가스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통합 방안의 추진 절차와 실효성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앞서 정부는 두 기관을 통합해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석유와 가스 분야의 자원개발 기능을 통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자원안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작 통합 대상 기관들은 정부 발표 이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정부가 통합을 발표하기 전 두 기관과 사전 협의나 조정을 진행했는지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은 사전에 통합 계획을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들은 적 없다”고 답했다. 손주석 석유공사 사장도 통합 방침이 발표된 지난 9월 3일 아침 산업부 고위 관계자와 통화한 것이 전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의원은 통합에 따른 구체적인 경제적 효과나 시너지 분석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두 기관의 통합이 검토됐지만 재무구조 개선과 기능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중장기 과제로 남겨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무건전성 문제는 통합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됐다. 지난해 말 기준 석유공사는 부채가 21조 9700억원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가스공사 역시 부채가 42조 8300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은 396.6%를 기록했다.

김종민 무소속 의원은 두 기관을 통합할 경우 부채비율이 600~800%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통합하는 이유가 퇴색된다”며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면 규모를 키우고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데, 빚이 더 늘어나 부실 통합기관이 되면 오히려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왼쪽)과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9일 대구 동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왼쪽)과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9일 대구 동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스公 사장 “정부 지침 무조건 따를 수 없어”…주주 권익 보호 강조

상장기업인 가스공사의 주주 권익 보호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스공사는 약 10만명의 소액주주를 보유한 상장사인 반면 석유공사는 비상장 공기업이다. 통합 과정에서 석유공사의 재무 부담이 가스공사로 이전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다.

홍 사장은 정부의 통합 지침을 따를 것이냐는 질의에 “지침이 내려왔다고 그냥 따를 수만은 없는 것이 가스공사 사장의 입장”이라며 상장기업으로서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홍 사장은 “석유하고 가스하고는 출발은 어머니는 같지만 세상에 나와서 메커니즘은 확실히 다르다”며 “같이 합쳐졌을 때 어떻게 시너지를 낼까 하는 의문은 있다”고 말했다.

손 사장 역시 정부 정책을 따르는 것이 공공기관의 책임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통합 과정에서 직원들의 권익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기관장 모두 통합에 대한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에는 이르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19일 대구 동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노조원들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대구 동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노조원들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 방식·본사 위치 미정…노조도 “부실 전가” 반발

정부는 통합 방식과 기능 조정,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날 국감에서 산업부는 어느 기관을 중심으로 통합할지, 통합기관의 본사를 어디에 둘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합에 대한 내부 반발도 표면화되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는 국정감사가 열린 가스공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방적인 통합 추진에 반대했다. 노조는 석유공사의 부채를 가스공사에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통합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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