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삼성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9869억9137만원으로 전년 말(8756억7319만원) 대비 12.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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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특히 공정 중인 자산인 재공품과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취득 원가가 크게 증가했다. 원재료 취득 원가는 지난해 말 1103억원에서 1620억원으로 46.2% 늘어났다. 이는 현재 공장에서 완제품을 쌓아두기보다 신규 생산을 위한 라인을 바쁘게 돌리며 기초 자재를 대거 들여오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고부가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 과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급증한 AI 인프라 투자에 맞춰 고사양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일정량씩 방출하는 ‘댐’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고성능 AI 서버는 전력 안정성이 중요해 고사양 MLC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MLCC 수요 확대에 따라 삼성전기 MLCC 공장 가동률은 95~99% 수준에 달한다.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이에 비례해 재고자산 규모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AI 서버·데이터센터용 MLCC 수요 확대와 함께 AI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기의 FC-BGA 공장은 사실상 풀가동 상태로, 생산 공정 내에 머무는 재공품과 원재료 재고가 늘어난 상황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 AI용 고밀도 패키지 기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LG이노텍도 재고자산이 늘었다. LG이노텍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1조4042억원으로 전년(1조1868억원) 대비 18.2% 증가했다.
LG이노텍 재고 증가분 약 2000억원 가운데 1950억원이 ‘제품 및 상품’에서 발생했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향 광학솔루션 부문의 고사양 제품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미 제작이 완료된 완제품 비중이 늘었다는 점은 고객사 수요에 맞춰 즉시 공급할 수 있도록 물량을 선제적으로 준비해놨다는 뜻이 된다. LG이노텍의 올해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카메라 모듈 부품이 고사양화하면서 단가가 상승한 점도 장부상 재고자산 규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 세트 산업의 영향을 받는 부품 기업의 경우 재고 증가는 고객사 공급을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하다. 고객사로의 ‘공급 약속’ 증거로 해석된다”며 “재고를 비축하는 것은 향후 수요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